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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냄새 지우는 태광산업, K-뷰티로 도약할까 [Biz-플러스]

■애경산업 인수 공식화
유태호 대표 "도약과 도태의 중대기로"
M&A로 에너지 사업 진출
부동산 개발 사업도 확대
미래사업총괄 새로운 조직 띄워
내달 1일 주총서 정관개정 추진

  • 박성호 기자
  • 2025-09-30 06:00:25
  • 기업

태광산업, 애경산업 인수, 뷰티, 에너지, 부동산개발

기름 냄새 지우는 태광산업, K-뷰티로 도약할까 [Biz-플러스]
연합뉴스

3년 연속 적자에 태광산업(003240)이 신규 사업 진출과 기존 사업 재편이라는 해법을 내놨다. 섬유와 석유화학 사업이 중심이었던 기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뷰티·에너지·부동산 개발 등 돈 되는 사업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계획이다. 비관련 사업 다각화라는 비판도 있지만 ‘도약과 도태의 중대기로'에 놓인 태광산업은 새로운 길을 걸어가보기로 결정했다. 이대로는 해법이 없다는 절박함이 석유화학산업의 장기 사이클에 맞춰진 태광산업을 발빠르게 움직이게 했다는 분석이다.


유태호 태광산업 대표이사는 29일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을 보내면서 새로운 사업 재편 구상을 알렸다. 태광산업은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신규 사업 발굴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성공시킨다는 전략을 내놨다.


주력인 섬유·석화사업 부문에서는 기존 ‘니치 비즈니스(틈새 사업)’로 꼽힌 청화소다(NaCN)·아라미드·모다크릴 등에 역량을 집중해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의류용 범용 제품을 축소해 궁극적으로는 철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 최근 2~3년간 태광산업은 돈 안되는 사업을 잇따라 정리했다. 중국 내 경편직물·스판덱스 사업은 중단했고 방적 및 저융점섬유(LMF) 사업도 멈춰섰다. 태광산업 계열사인 대한화섬(003830)은 이날 식물성 바이오 원료로 만든 고기능 친환경 폴리에스터 원사 상용화에 성공해 국내 완성차 브랜드 신규 차종에 적용하기로 한 계획을 알리기도 했다.


이날 주주서한의 ‘백미’는 애경산업 인수에 대해 대표가 나서 공식적으로 의지를 표명한 부분이다. 사실 업계에서는 태광산업이 화장품 뷰티 기업인 애경산업 인수 전에 뛰어든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기존 사업 간 시너지도 모호했고 B2B(기업 간 거래) 기업인 태광산업이 소비재 산업,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뷰티 산업을 제대로 영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유 대표는 “애경산업 인수는 K뷰티 진출의 출발점이자 본격적 사업 확장의 발판”이라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 확장 방안을 검토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 고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회사 측이 애경산업 인수 이후 헬스케어, 바이오, 고부가 소재 등으로 사업을 확장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한 이후의 행보를 더 눈여겨 볼 대목이다.


에너지 사업에도 적극 진출하기로 했다. 유 대표는 “제조업 특성상 에너지 소비 비중이 높은 만큼 안정적 에너지 확보는 비용 절감은 물론 경쟁력 강화와도 직결된다”며 “기존 산업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의 지평을 여는 전략적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 전선케이블 소재 또는 송배전 설비 기업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에너지 산업에 진출한 뒤 중장기적으로 소형모듈원전(SMR) 및 신재생발전 기업에 지분 투자 형태로 참여할 계획이다.


부동산 개발 및 투자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코트야드메리어트남대문호텔 투자에 대해 유 대표는 “글로벌 브랜드 신뢰성과 서울 도심 입지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부동산 개발 포트폴리오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태광산업은 논란이 됐던 교환사채(EB) 발행은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태광산업은 애경산업 인수 등 사업 재편에 필요한 1조 50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수립했는데 이중 일부를 교환사채로 조달하기로 했다. 일부 주주들이 주주가치 희석을 우려해 법원에 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최근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유 대표는 “가처분 소송까지 이어진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이해관계자 의견과 급변하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고민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상을 추진하기 위한 내부 조직 재편도 시작됐다. 기존 사업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총괄을 신설하고 책임자로 이부의 사업 총괄을 선임했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미래 사업 총괄을 새로 만들었다. 신사업 발굴과 투자에 정통한 정인철 부사장을 영입해 미래 사업을 총괄하게 했다.


태광산업은 다음 달 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정관에 화장품 제조·매매, 부동산 개발, 호텔·리조트 등 숙박 시설 개발·운영, 에너지 관련 사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이 사업총괄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기름 냄새 지우는 태광산업, K-뷰티로 도약할까 [Biz-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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