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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톡커] 경제충격 숨기고 삼성·SK 반도체 관세 때릴라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셧다운' 첫날 공공시설 폐쇄…항공 지연 가능성
임시예산안 또 부결…백악관 "공무원 해고 임박"
트럼프, 야당 지역구 예산 보류…이민 단속 강행
고용·물가지표 ‘깜깜이’…金·유가 등 시장도 '요동'
반도체 관세 임박…'교착 상태' 韓협상 압박할 듯

[트럼프 스톡커] 경제충격 숨기고 삼성·SK 반도체 관세 때릴라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달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만나고 있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은 이날 삼성 서초사옥과 SK 서린빌딩에서 올트먼 CEO와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내용의 투자 의향서(LOI)를 각각 체결했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가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함께 5년간 5000억 달러(약 700조 원)를 투자해 미국 전역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 대통령도 AI 분야에 한해 금산 분리 등 규제를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1일(현지 시간)부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돌입하면서 미국 사회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셧다운의 표면적인 명분은 공공의료보험인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지급 연장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이지만, 그 이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좌파와의 전쟁’ 등 극단적인 정치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셧다운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정부의 각종 물가·노동·성장 지표 발표가 차질을 빚게 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품목 관세, 이민 단속 작업은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어 다른 나라들도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경제 충격에 대한 데이터는 알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이 연관된 반도체 관세 폭탄은 그대로 부과될 수도 있게 됐기 때문이다. 철강, 자동차, 의약품에 이어 한국의 대표적 ‘효자 수출 품목’인 반도체까지 타격을 입을 경우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무역 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받는 압박의 강도도 더 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셧다운 첫날 공공시설 잇따라 폐쇄…6일부터 항공 지연 등 본격화 가능성


[트럼프 스톡커] 경제충격 숨기고 삼성·SK 반도체 관세 때릴라
연방정부 셧다운이 벌어진 첫날인 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의회 건물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연방정부가 셧다운 상태에 들어간 1일 미국 각지의 공공시설은 곧바로 폐쇄되며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수도 워싱턴DC의 경우 워싱턴기념탑, 국립기록보관소, 국립식물원, 의회 도서관 등이 1일부터 즉각 문을 닫았다.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메인주 아카디아 국립공원, 조지아주 마틴 루터킹 국립역사공원 등은 문은 열었지만 최소한의 인력만 유지하며 방문자센터나 화장실 등 일부 시설의 운영을 중단했다.


미국 의회예산처(CBO)는 이번 셧다운으로 약 75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 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체 연방 공무원 약 210만 명 가운데 35%에 달하는 숫자다.


현지 언론들은 셧다운의 파장이 주말을 지난 오는 6일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CNN은 셧다운에 따른 항공편 지연·결항 등으로 해외에서 오는 미국 방문객들이 여행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항공교통 관제사와 공항 보안 검색을 담당하는 교통안전청(TSA) 직원들은 필수 인력으로 분류돼 셧다운 기간에도 근무는 하지만 급여는 지급되지 않는다. 미국 연방항공청이 올해 새로 채용한 관제사 2000여 명에 대한 교육 훈련도 셧다운 기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9년 1월에도 셧다운에 따라 관제사 10명이 한꺼번에 병가를 내면서 뉴욕 라과디아 공항의 운항이 일시 중단된 적이 있다. 이 여파로 당시 뉴저지·필라델피아·애틀랜타 등 주요 공항에서도 연달아 운항 지연이 발생했다.


CNN은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을 비롯한 국립공원들도 운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상당수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국립공원관리청(NPS)이 운영하는 자유의 여신상도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독립 단체인 국립공원보존협회는 셧다운으로 인해 전국 433개 공원이 폐쇄되면서 음식점·주유소 등 해당 지역 경제가 연달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은 지난해의 예산을 활용해 오는 6일까지는 박물관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셧다운으로 공항 대기 시간 증가, 국립공원 시설 폐쇄, 관광 수입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독립 기관인 전미여객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철도 교통은 셧다운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여권·비자 업무와 해외 체류 미국인을 지원하는 영사 업무도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1일 일본 교도통신은 셧다운 여파로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의 방일 일정도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롤린스 장관이 도쿄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과 만나 양국이 합의한 최소시장접근(MMA) 물량 제도에 따른 미국산 쌀 수입량 제고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임시예산안은 또 상원 부결…백악관 “공무원 해고 임박”


[트럼프 스톡커] 경제충격 숨기고 삼성·SK 반도체 관세 때릴라
JD 밴스(왼쪽) 미국 부통령이 1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셧다운으로 미국 전역이 혼란을 겪는 가운데 미국 연방의회는 임시예산안(CR) 처리에 또 실패했다. 미국 상원은 1일 본회의를 열어 임시예산안을 재표결에 부쳤지만 찬성 47표, 반대 53표로 다시 부결됐다. 찬반 수가 민주당과 공화당 의석수와 똑같이 나오면서 양당이 한 치의 양보도 할 의향이 없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이번 임시예산안은 셧다운 회피 시한을 이달 31일까지로 하면서 민주당이 요구하는 ACA 보조금 연장안을 담았지만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공화당의 임시예산안도 찬성 55표, 반대 45표로 부결됐다. 민주당은 올해 말 종료되는 ACA 보조금 지급을 더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내년 회계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9월 30일)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 연방 상원은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7주짜리 공화당의 임시예산안을 재표결에 부쳤다가 찬성 55 대 반대 45로 부결시킨 바 있다. 상원은 같은 달 19일에도 이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53석을 갖춘 다수당이지만 예산안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얻기 위해서는 민주당 47석 가운데 7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CNN은 상원의 다음 재표결이 오는 3일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양당이 예산안을 둘러싸고 팽팽히 대치하면서 셧다운은 쉽게 종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1일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에 직접 참석해 “민주당이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는 대가로 불법 이민자를 위한 의료서비스 예산 수십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며 “셧다운은 척 슈머(뉴욕·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민주당 내 극좌 세력의 책임”이라고 비방했다. 밴스 부통령은 슈머 원내대표가 민주당 내 가장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뉴욕) 하원의원에게 당내 경선 도전을 받을 게 두려워 극좌 세력의 요구를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같은 자리에서 “불행하게도 민주당이 정부를 셧다운했기 때문에 해고가 임박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은 미국을 사보타주(파괴 공작)하고 미국민을 인질로 잡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이에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공화당이 미국 국민의 건강보험을 보호하지 않았기 때문에 셧다운이 시작됐다”며 “우리는 미국 국민들을 위한 싸움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불법 체류자들에게 무료 의료 혜택을 제공하려고 셧다운을 초래했다는 백악관의 주장을 두고 “거짓말”이라며 “단 한 푼의 연방 달러도 서류 없는 이민자에게 제공하는 데 쓰이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NYT는 “민주당은 굴복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고 공화당도 합의를 타결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야당 지도부 지역구 뉴욕 예산 보류…관세·이민 업무만 강행


[트럼프 스톡커] 경제충격 숨기고 삼성·SK 반도체 관세 때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셧다운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공무원 대량 해고와 야당 지도부 지역구 예산 집행 보류로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1일 X에서 “뉴욕시 인프라 사업 예산 약 180억 달러의 집행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뉴욕시는 미주당의 슈머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의 지역구다. 이들은 지난 29일 민주당을 대표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예산안 담판을 벌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직후 트루스소셜에 제프리스 원내대표의 머리 위에 멕시코 전통 모자 ‘솜브레로’을 얹고 수염을 덧붙인 합성 동영상을 올리고 이들이 불법 체류자에게 무상 의료 혜택을 제공하려 한다는 식으로 조롱했다.


보트 국장은 아울러 “좌파의 기후 의제를 위한 ‘신종 녹색 사기 자금’을 약 80억 달러 삭감한다”고 덧붙였다. 보트 국장은 그러면서 취소되는 사업 지역이 캘리포이나와 뉴욕 등 16개 주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긴 지역들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기후 변화 논의를 겨냥해 “전세계에 저질러진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슈머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장기말로 쓰면서 나라에 고통을 가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셧다운을 틈타 민주당 관련 예산은 적극적으로 삭감하면서 이민 단속과 관세 협상을 담당하는 부처는 최대한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국경 순찰과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핵심 이민 단속 기능은 셧다운 기간에도 차질 없이 유지될 예정이다. 특히 ICE는 트럼프 대통령이 7월 4일 서명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이라는 별칭의 감세법을 통해 이미 예산이 책정된 상태다. 국경·이민 업무를 맡은 국토안보부도 2023년 셧다운 위기 때 세웠던 직원 88% 유지 계획을 넘어 그 비중을 95%로 늘리기로 했다.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도 품목 관세 업무를 멈추지 않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9일 ‘질서 있는 셧다운 계획’을 공개하고 “수입품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업무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등 품목 관세의 근거가 되는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조사가 중단되지 않을 전망이다. 무역법 232조는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품에는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다. 현재 상무부는 반도체를 비롯해 목재, 핵심 광물, 항공기, 제트 엔진, 무인항공기 시스템, 폴리실리콘, 풍력 터빈 등의 수입품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품목 관세는 현재 연방대법원에서 다투는 트럼프 대통령 관세의 불법 여부 재판과도 무관한 조치다.


USTR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를 계속 집행한다. USTR은 지난해 셧다운 대비 계획에서는 직원 40%를 유지하기로 했다가 이번에는 60%를 출근시키기로 했다. 미국 내무부도 수천 명을 무급 휴직시키면서 신규 석유·가스 프로젝트 인허가 발급 등 화석연료 담당 직원들은 여기서 제외하기로 했다. 오션에너지관리국은 재생에너지 업무는 중단하고 해양 채굴 인허가 등 재래식 에너지 사업은 계속한다.


고용·물가 침체 지표 ‘깜깜이’…금값은 오르고 유가는 내리고 ‘요동’


[트럼프 스톡커] 경제충격 숨기고 삼성·SK 반도체 관세 때릴라

미국의 셧다운은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인 1977년에 제도로 정착해 지금까지 21차례 발생했다. 대다수가 며칠 만에 해제됐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에는 2018년 12월 22일부터 2019년 1월 25일까지 35일 간이나 지속되기도 했다. 이는 가장 최근 셧다운 사례이면서 최장 기록이다.


셧다운으로 경기 침체 우려는 커지는데 관련 데이터는 당분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당장 오는 3일 예정된 미국의 9월 비농업 일자리 지표도 발표되지 않는다.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결정할 때 참고하는 핵심 지표다. 연준의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10월 28~29일에 열린다. 연준은 9월 17일에도 고용 둔화를 이유로 들며 올 들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CNN에 따르면 백악관은 8월에 선임했던 EJ 앤토니 노동통계국(BLS) 국장 후보자에 대한 지명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 수치가 조작됐다고 불만을 제기하면서 노동통계국 국장을 즉각 갈아치웠으나 앤토니 후보자에 관해서는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다.


셧다운이 장기화되면 노동통계국이 15일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 공개도 미뤄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보고서와 30일 예정된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 발표도 셧다운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셧다운이 본격화하면서 금융 시장도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이날 공개된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민간 고용은 8월보다 3만 2000명 감소해 5만 명 증가를 예상한 시장 전망치를 역행했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면서 이날도 4거래일 연속 강세 행진을 이어갔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50bp(bp=0.01%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셧다운 직전 77.3%에서 이날 86.7%로 대폭 올려 잡았다. 25bp만 내릴 확률은 21.9%에서 12.4%로 낮췄다. 금리 동결 확률은 사라졌고 75bp 내릴 확률이 0.9%로 새로 생겼다.


안전자산 수요 증가로 이날 1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트로이온스당 3897.5달러로 전장 대비 0.6% 오르며 역대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금 현물 가격도 이날 장중 트로이온스당 3895.09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셧다운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59달러(0.95%) 하락한 배럴당 61.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자기기 칩 개수까지 셀 수도…반도체 관세 폭탄 예고에 삼성·SK 비상


[트럼프 스톡커] 경제충격 숨기고 삼성·SK 반도체 관세 때릴라

한국 재계는 셧다운 기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품목 관세 작업은 유지할 것이라는 소식에 잔뜩 긴장한 분위기다. 한국은 이미 자동차 분야에서도 9월부터 세율을 15%로 내린 일본, 유럽연합(EU)과 달리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25% 관세를 홀로 안고 경쟁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 제약 업체들이 100% 관세를 떠안고 15%인 일본, EU와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게 됐다. 한국은 이와 함께 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해서도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8월 6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투자 발표 행사에서 “우리는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에도 “반도체와 의약품은 수익률이 자동차보다 높으니 (관세를) 더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반도체에도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최첨단 반도체 공정용 장비, 소재, 고성능 메모리 분야 등에서 일본, EU 등과 불공평한 경쟁을 펼쳐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수입 전자기기에 장착된 반도체 개수까지 따져가며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완제품에 들어간 칩의 추정 가치에 일정 비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수입 지역에 따라 반도체 관세율을 차등화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미국 내에 이미 공장을 지었거나 건설하고 있지만 미국과 해외 생산 물량을 1대1로 맞추는 조건까지 관세에 포함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은 659억 5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해 3년 6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166억 1000만 달러로 역대 1위 기록을 거뒀다. 다만 최대 수출국인 미국에 대해서는 관세 영향으로 전체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반도체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의 수출 호조가 계속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관가와 재계의 대체적인 추정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미국 관세 협상 등 우리 수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걱정했다.


셧다운으로 한 동안 경제지표도 공개되지 않는 가운데 관세 정책만 이어질 경우 글로벌 금융·무역 시장의 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미 무역 협상은 미국이 500조 원에 달하는 달러 현금성 대미 투자 등 무리한 조건을 건 탓에 교착 상태에 빠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등 각종 품목 관세를 한국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휘두르고 있다.



[트럼프 스톡커] 경제충격 숨기고 삼성·SK 반도체 관세 때릴라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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