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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에 사랑·퀴어까지…‘K청춘물’이 돌아왔다

■가을 극장가 물들이는 청춘영화
퍼스트 라이드--'절친' 남고생 4명의 태국 여행기 담은 B급 코미디
세계의 주인--여고생의 성과 연애 등 다층적인 감정 섬세하게 그려
너와 나의 5분--두소년의 우정과 사랑…음악 어우러진 감성 퀴어물

코미디에 사랑·퀴어까지…‘K청춘물’이 돌아왔다
영화 '퍼스트 라이드'의 스틸컷. 사진 제공=쇼박스

한동안 뜸했던 청춘물이 가을 극장가를 물들인다. 드라마에서는 학원물이 인기를 끌었지만 유독 극장가에서는 청춘물이 자취를 감췄고 그나마 대만, 일본 등의 로맨스 청춘 영화가 명맥을 이어온 정도였다. 특히 올 가을 관객들과 만나는 청춘 영화는 멜로나 웹툰 원작 특유의 정서를 담은 학원물이 아니라 코미디 장르부터 여고생의 성과 사랑, 10대 소년들의 내밀한 감정을 다룬 감성 퀴어 등 ‘K청춘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등 자신만의 취향을 중요하게 여겨 작품을 선택하는 1020세대가 국내 청춘물에도 관심을 보일지 주목된다.



코미디에 사랑·퀴어까지…‘K청춘물’이 돌아왔다
영화 '퍼스트 라이드'의 스틸컷. 사진 제공=쇼박스

코미디에 사랑·퀴어까지…‘K청춘물’이 돌아왔다
영화 '퍼스트 라이드'의 스틸컷. 사진 제공=쇼박스

먼저 ‘퍼스트 라이드’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인 태정(강하늘 분), 도진(김영광 분), 연민(차은우 분), 금복(강영석 분) 사총사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대학 입학 전에 태국으로 해외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남고생 특유의 B급 코미디 정서로 발랄하게 버무린 작품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친구 사이로 성인이 돼 아무리 지적인 척, 멋있는 척, 성공한 척을 해도 안 통하는 ‘그저 동네 친구’ 사이에서 벌어질 법한 에피소드가 코믹 학원물 웹툰처럼 펼쳐져 키득키득 웃음이 터지는 장면들이 가득하다. 그러나 러닝타임이 흐를수록 뚜렷한 사건 없이 이들의 우정에 균열이 보인다. 도진의 이해할 수 없는 병 등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는데 이후 드러나는 슬픔과 아픔을 담은 반전은 이 작품의 또 다른 재미이자 우정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B급 코미디에 낄낄대다 진정한 우정이 주는 따뜻함이 ‘킥’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장르를 코미디에서 휴먼 드라마로 바꿔 감동이 배가된다. 또 군 복무 중인 연민과 태정이 모시고 있는 국회의원(최귀화 분)은 씬스틸러로 시사회 직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정치인을 풍자한 최귀화의 코미디 연기가 압권으로 그의 ‘짤’은 이 작품의 ‘흥행 치트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동남아시아 사기 조직 등의 이슈가 들어간 점도 눈길을 끈다. 29일 개봉.



코미디에 사랑·퀴어까지…‘K청춘물’이 돌아왔다
영화 '세계의 주인'의 스틸컷.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

코미디에 사랑·퀴어까지…‘K청춘물’이 돌아왔다
영화 '세계의 주인'의 스틸컷.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

코미디에 사랑·퀴어까지…‘K청춘물’이 돌아왔다
영화 '세계의 주인'의 스틸컷. 사진 제공=바른손이앤에이

토론토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으며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뚫고 중국 배급사가 결정된 ‘세계의 주인’은 그동안 다룬 적이 거의 없던 여고생의 성과 사랑을 윤가은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정서로 그려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22일 개봉한 이 작품은 반장이자 모범생으로 연애가 최대 관심사인 주인(서수빈 분)이 전교생이 참여한 아동 성범죄자 출소 반대 서명 운동에 홀로 불참을 선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커다란 얼개다. 여기에 여고생의 성과 사랑, 풋풋한 연애 그리고 이런 경험 이후 다가오는 트라우마 등 청소년들의 다층적인 감정을 밀도 깊게 다룬 점이 평단과 관객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코미디에 사랑·퀴어까지…‘K청춘물’이 돌아왔다
영화 '너와 나의 5분'의 스틸컷. 사진 제공=트리플픽쳐스

코미디에 사랑·퀴어까지…‘K청춘물’이 돌아왔다
영화 '너와 나의 5분'의 스틸컷. 사진 제공=트리플픽쳐스

‘너와 나의 5분’은 2001년을 배경으로 좋아하는 음악과 비밀을 공유하던 두 소년의 우정과 사랑을 넘나드는 내밀한 감정을 그린 ‘감성 퀴어물’이다. ‘피터팬의 꿈’ ‘찾을 수 없습니다’ ‘부끄럽지만’ 등의 단편을 통해 독특한 시선과 서정적인 감성 연출로 주목을 받은 엄하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작품은 1990년대 전설의 J팝 그룹 ‘글로브’의 메가 히트곡 등을 주요 소재로 삼아 오사카아시안필름페스티벌에서 “스토리의 템포, 두 주인공의 풋풋한 연기가 아름다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두 소년이 버스에서 바라보는 차창 밖의 사계절 풍경이 음악과 어우러져 아름다웠던 그 시절 소년들의 시간이 젠더 정체성과는 별개로 관객들에게 잔잔하고 애틋한 감성을 안겨준다. 다음 달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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