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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수상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가 메리 셸리의 고딕 명작 ‘프랑켄슈타인’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신작을 선보였다. 그에게 이 영화는 단순한 작품이 아닌, 평생을 함께해온 집착이자 구원의 이야기다.
멕시코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델 토로 감독은 “일곱 살 때 제임스 웨일의 프랑켄슈타인을 처음 봤다”며 “보리스 칼로프의 눈빛에서 깨달음의 전율을 느꼈다. 그 순간이 제 인생을 바꿨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 경험을 거의 종교적 체험에 가까운 것으로 묘사했다. 고딕 호러는 그의 믿음이 되었고, 칼로프가 연기한 괴물은 그의 메시아가 되었다. 가톨릭 신자로 자랐지만, 진정한 종교를 그곳에서 찾았다는 그의 고백은 진지했다.
“칼로프를 통해 순교자와 메시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했고 ‘저게 바로 나다’라고 생각했다”는 그에게 괴물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은 단순한 동일시가 아니었다. 그것은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존재, 이해받지 못하는 피조물에 대한 깊은 공감이었다.
4년 후, 열한 살이 된 델 토로는 메리 셸리의 원작 소설을 읽고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 영화와 책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책에는 다뤄야 할 것들이 훨씬 많았다”며 괴물의 인간성, 세상의 비인간성 등을 꼽으며 낭만주의자들이 삶 그 자체를 적으로 봤다는 점을 강조했다.
처음 이 영화를 구상할 때, 델 토로는 자신과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그 자신이 아버지가 되면서, 이야기는 진화했다. 델 토로 감독은 “제 아버지와 저, 그리고 제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되었다”며 결국 용서와 수용에 관한 영화를 내놓았다. “쉰 살이 넘으면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그때 비로소 성찰하게 되는 법”이라는 그의 말에는 삶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까지 늘 두 편의 영화를 꿈꿔왔다. 피노키오와 프랑켄슈타인였다”며 이 두 이야기가 본질적으로 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영원과 죽음이라는 두 힘 사이에서 삶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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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토로 감독에게 ‘프랑켄슈타인’은 2022년 아카데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피노키오’의 후속작이다. 그는 “어릴 적 첫 슈퍼8 영화부터 지금수십 년간 머릿속으로 영화를 그려온 델 토로는 완전히 구상된 접근 방식을 가지고 제작에 임했다. 그는 이야기를 크림 전쟁을 배경으로 설정하고, 유럽 전역을 광범위하게 답사하며 가장 이상적인 촬영지를 찾았다. 2024년 초 토론토에서 촬영을 시작한 후, 영국의 여러 장소에서 로케이션과 미니어처 촬영을 진행했다. 100일간의 촬영 기간 동안, 그는 셸리의 소설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을 바탕으로 모든 디테일을 신중하게 다뤘다. 델 토로 감독과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나이트메어 앨리’ 등에서 함께 작업한 프로듀서 제이 마일스 데일은 “이 프로젝트는 인본주의적인 주제이다. 삶과 죽음에 관한 실존적 이야기로 델 토로에게는 레거시 영화”라고 강조했다.
영화 속에서 괴물은 엘리자베스(미아 고스)와 사랑에 빠진다. 이 비극적 로맨스를 완성하기 위해, 제이콥 엘로디는 56일 동안 매일 10시간씩 분장 의자에 앉아 괴물로 변신하는 고통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제이콥 엘로디는 “저만의 이론이 있다. 모든 고통과 트라우마는 이미 우리 시스템 안에 있다는 생각이다”라며 “괴물을 연기하는 것은 영혼의 한 부분을 끄집어내는 것이었다. 영화가 새로운 고통을 만든 게 아니라, 이미 있던 감정에 접근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게 촬영은 고통이 아닌 카타르시스였다. “그것을 직시하고, 경험하고, 마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날 때 희망도 함께 끝낼 수 있었다. 태양을 바라보며 ‘살아야 한다는 것 말고 무슨 선택지가 있겠어?’라고 이해하게 됐다. 영화 자체가 영화를 극복하는 방법이었다. 답은 그 그림 안에 있었다”고 답했다.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 ‘프랑켄슈타인’은 극장 개봉에 이어 11월7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고 있다. 일곱 살 소년이 스크린에서 괴물을 만난 지 50년, 마침내 세상에 내놓은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 만의 프랑켄슈타인이다. 단순한 호러 영화가 아닌, 인간 존재의 본질과 용서, 그리고 수용에 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담겨있다.
/하은선 골든글로브 재단(GGF)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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