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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수요에…"銀·구리랠리 더 간다" [인베스팅 인사이트]

銀값 올들어 71% 올라 金 압도
선물 ETN은 하루새 11% 급등
'닥터 코퍼' 구리도 최고치 경신
생산까지 줄어 내년에도 오를듯

  • 정유민 기자
  • 2025-12-01 17:49:26
  • M&A·IPO
AI 인프라 수요에…'銀·구리랠리 더 간다' [인베스팅 인사이트]
1일 종로구의 귀금속 전문점에 은 제품이 진열돼 있다. 올해 들어 국제 은 가격 상승률이 71%를 기록하며 금값 상승률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난 등 때문에 내년에도 은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은과 구리가 나란히 신고가 흐름을 이어가며 연말 투자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전자산 성격의 귀금속이자 산업용 소재로 쓰이는 은과 경기 흐름을 선행적으로 반영해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의 상승세가 인공지능(AI)·전력 등 실물 산업 수요 확대 덕에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은 현물가는 이날 오전 온스당 57달러를 돌파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 현물가는 지난달 중순 기준 연초 대비 71% 뛰며 금(54%)을 압도했다. 귀금속 시장에서 은이 금의 상승률을 넘어선 것은 흔치 않은 흐름이다. 은 가격은 최근 50년 사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앞선 두 차례는 1980년 헌트 형제의 은 시장 개입과 2011년 미국 부채한도 위기 당시 안전자산 선호가 급증했던 시기였다.



AI 인프라 수요에…'銀·구리랠리 더 간다' [인베스팅 인사이트]

이번 은 상승세는 공급난과 산업 수요가 동시에 커진 데 따른 구조적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10년간 중남미 은 광산의 생산 감소로 공급은 꾸준히 줄었고, 세계 최대 은 소비국인 인도에서는 장신구·식기·투자 수요가 급증했다. 전기차·반도체·태양광·AI 서버 등 첨단 제조업에서 필수 소재로 사용되면서 산업 수요가 금융 수요와 함께 가격을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공급 부족 우려 속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다시 유입됐기 때문”이라며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지난달 초 은을 중요 광물로 추가하면서 해외 반출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은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글로벌 상승 흐름에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역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한투 레버리지 은 선물 ETN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1.17% 급등했다. 최근 1주일(11월 24일~28일) 기준으로도 테마 상장지수상품(ETF·ETN) 수익률 상위 5개가 모두 은 선물 레버리지 ETN으로, 일제히 2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구리도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구리 현물 가격은 톤당 1만 1233.6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경기 예측 지표로 불리는 구리가 고점을 높이는 것은 글로벌 제조·전력·운송 인프라 전반에 수요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전기차 등에서의 ‘비전통 수요’도 구리 강세를 떠받치고 있단 분석이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비전통 수요의 경우 가격 민감도가 낮다”며 “코브레파나마 광산 폐쇄,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사고 등 대형 광산 리스크가 이어지며 내년 글로벌 구리 공급 전망이 크게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연말 원자재 강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내년 은 가격이 온스당 60달러를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통상 달러 강세 시기에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지만, 최근엔 구리·은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저유가로 제조업 비용 부담은 줄고, AI 관련 인프라 투자가 원자재 수요를 견인하는 ‘골디락스’급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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