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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 한 발의 총성이 고요한 하늘을 찢는다. 수천 마리의 괭이갈매기가 일제히 날아오른다. 이어 사방에서 섬이 떠나갈 듯 총성이 울려 퍼졌다. 섬을 포위하며 접근하던 3척의 일본 해상보안청 함정 중 한 척에 박격포탄이 날아가 박혔다. 뱃머리에 있던 몇 사람은 뒤로 나가떨어졌다. 함정들은 다급히 동쪽으로 달아났다.
독도의용수비대 홍순칠 대장이 쓴 1954년 11월 21일 교전 기록이다. 일본 함정에서는 사상자가 16명이나 나왔다. 일본 정부는 길길이 뛰었다. 우리 정부에 항의 각서를 전달하고 독도 우표가 붙은 편지를 모두 한국으로 반송했다.
6·25 전쟁에 나갔다가 특무상사로 전역한 울릉도 출신 홍 대장은 1953년 4월 20일 청년 45명으로 독도의용수비대를 조직했다. 3개월 뒤 첫 전투를 시작으로 무수한 교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고, 1956년 12월 홍 대장과 함께 끝까지 남았던 32명은 독도 수호 임무를 경찰에게 넘기고 3년 8개월 만에 독도를 떠났다.
작은 의병 조직이었던 그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섬, 독도 누적 입도객이 280만 명을 넘어섰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05년 3월 독도 입도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일반인에 전면 개방된 후 지난해 말까지 338만 명이 독도를 찾았다. 이 중 281만 명은 독도 땅을 직접 밟았다.
가슴 벅찬 이 숫자를 한 꺼풀 벗겨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60만 명 가까운 인원은 독도를 눈으로만 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입도가 가능한 날이 많아야 한 해 50~60일에 불과한 기상 여건 탓도 있겠지만 파도가 조금만 쳐도 방파제 없는 접안 시설에 배를 댈 수 없기 때문이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고 관광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독도입도지원센터 건립을 약속했다. 2009년 기초 조사와 기본 계획 수립을 거쳐 2012년 설계를 마치고 지상 2층 규모의 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11월 국무총리 주재 장관 회의에서 보류를 선언한 뒤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1900년 10월 25일. 고종 황제는 칙령 제41호에 따라 독도를 울릉군의 섬으로 명시했다. 이틀 뒤에는 이 내용을 제1716호 관보에 게재해 독도가 우리의 고유 영토라는 사실을 세계에 알렸다.
2000년 8월. 민간단체 독도수호대는 칙령 발표 100주년을 맞아 10월 25일을 ‘독도의 날’로 제정했다. 이후 국가기념일로 만들자는 국회 청원 및 서명 운동, 법안 발의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아직 통과되지 못했다. 영토 주권을 확실히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와 독도 문제를 국제적으로 확산시키려는 일본에 빌미를 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표기)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볼 때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임이 분명하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달 10일 중의원 회의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양국 관계를 강조한 지 10일 만이다. 일본은 지난달 14일에는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영토주권전시관을 확장 개관했다.
일본은 소름 끼치도록 집요하다. 해마다 도를 더해 가는 역사 교과서의 독도 관련 기술에서 알 수 있듯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치고 빠진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를 움직인다. 독도가 리앙쿠르 암초로 바뀌고 동해가 아닌 일본해가 국제 표준어가 돼가는 상황도 다 이런 치밀한 전략의 결과다.
우리 정부는 ‘한국바로알림서비스’를 통해 바로잡고 있지만 2022년 13억 4900만 원이었던 예산은 2024년 11억 4900만 원으로 줄었다. 내년에 편성된 예산은 올해보다도 17% 넘게 깎였다.
125번째 독도의 날 며칠 뒤인 지난달 2일. KBS2 예능 ‘1박 2일 시즌4’에서는 멤버들이 독도 땅을 밟는 모습이 그려졌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억하는 것’이라는 메시지에 담아 전한 뭉클한 감동은 일본의 망언에 묻혔고 이 땅의 최동단 그 끝에 독도는 차가운 겨울바람과 파도를 맞으며 그렇게 서 있다.







김경훈 기자![[여담] 독도, 그 외로움에 대하여](https://newsimg.sedaily.com/2025/12/04/2H1LN4TLJH_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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