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호철 변호사.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신임 감사원장 후보자로 인권 변호사 출신인 김호철 전 국가경찰위원장을 지명했다. 감사원이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제도 보완을 예고한 상황에서 역대 정권마다 반복돼온 ‘정치적 중립’ 논란을 끊어내는 게 김 후보자의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김 후보자 지명 사실을 밝혔다. 이 대통령의 첫 감사원장 후보자 지명으로 전임 최재해 전 원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최초의 감사원 내부 출신인 최 전 원장 체제가 ‘표적 심사 논란’ 끝에 사실상 실패로 마무리되면서 다시 법조인 출신 인사로 돌아왔다.

현재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소속 변호사인 김 후보자는 서울 태생으로 서울 성동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 1991년 사법연구원 20기로 수료했다. 군 법무관 생활을 마친 뒤 1994년 변호사로 개업, 사회·환경 분야에서 주로 활동했다. 2018년부터는 제13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을 맡았다. 이밖에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국가경찰위원회 위원장 등도 역임했다. 국가경찰위원장 당시에는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출범 추진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공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 수석은 “(김 후보자는)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수호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인권 변호사”라며 “경찰국 신설과 군 의문사 진상 규명 등 사회적 파장이 컸던 사안에서 공공성과 법적 원칙을 견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감사 운영의 정상화를 통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그리고 국민 신뢰라는 헌법적 가치를 확고하게 복원할 적임자이자 전문가”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묻는 질문에는 “특별히 말씀드릴 것은 없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는) 사회적으로 신뢰를 받고 주목도가 높은 곳에서 회장과 위원장을 했다”며 “감사원장 직책 그 이상의 중립성과 전문성을 갖고 계셨던 분으로 누가 봐도 적격자로 생각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감사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운영쇄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윤석열 정권 7대 ‘정치·표적 감사’를 재점검한 뒤 특별조사국 폐지 및 국민 체감형 감사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운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한편 감사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4년으로 1회에 한해 중임할 수 있지만 중임을 하려면 다시 국회 인사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