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HOME  >  정치  >  

용인 반도체 전력 40%는 확보 안돼…李 “송전비용 부담 불가피”

용인 산단 15GW 중 6GW 미확정 상태
李 대통령 “송전망 구축 난항…비용 우려”
업계 “中 등 경쟁국 지원 속 韓만 역행”

K-반도체 육성전략 보고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영현, 곽노정, 이재명 대통령

용인 반도체 전력 40%는 확보 안돼…李 “송전비용 부담 불가피”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정부가 추진하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필수 전력 중 40%에 달하는 물량 공급 계획이 여전히 백지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전력을 끌어올 송전망 구축이 지역 주민 반발로 난항을 겪는데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마저 쉽지 않은 탓이다. 대통령이 직접 송전 비용 부담 불가피성을 언급함에 따라 향후 국내 반도체 업계의 생산 원가 상승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용인 반도체 산단의 필요 전력 15GW 중 40%인 6GW의 공급 방안이 현재까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반도체 생산 시설의 전력 공급 문제가 나온 건 용인 반도체 산단 계획을 듣던 이재명 대통령의 질문에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용인 반도체 산단 인근의) 송전망 구축이 쉽지 않다”며 “원자력 발전도 쉽지 않고 그 문제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호현 기후에너지부환경부 2차관은 이에 대해 “용인 반도체 산단의 전력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며 “산단 내 반도체 공장(팹)의 가동 시기에 맞춰 산단 주변 발전소와 (호남에서 생산된 전기를) 송전망을 통해 원거리 수급 등 전력 공급방안을 마련해 뒀다”고 답했다.


문제가 된 건 원거리 송전에 따른 주민 반발이 꼽혔다. 이 차관은 “(호남에서 전력을 송전할 때) 충남과 전북 등 중간에 송전 선로가 만나는 4~5개 지역의 주민 수용성 등 애로사항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외부에서 생산된 전력을 송전망 건설받는 것 엄청나게 어렵다”며 “현재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전력 수급) 상황은 어떠냐”고 질문했다. 이에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9GW 중 6GW가 확보됐고 남은 3GW는 기후부와 논의 중”이라고 했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6GW 중 3GW만 확보됐다”고 답했다.


양사 답변을 들은 이 대통령은 “송전 비용 부담과 지산지소(전력을 생산한 곳에서 사용) 문제에 따라 앞으로 (전력 비용이) 역전될 수 있다”며 “(반도체) 생산비에 반영 안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말씀드렸듯 균형 발전, 지역에서 하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 발언을 업계에서는 사실상 전력 생산량이 많은 호남 등지에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지으라고 주문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는 인재 수급 등 현실을 외면한 주문이란 지적이다.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도체 패권 경쟁이 한창인 시점에서 정부 차원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반도체 굴기에 나선 중국은 정부가 저렴한 전기료를 지원해 생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만 이런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가 국가 전략 산업인 만큼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전력난 해법으로 소형모듈원전(SMR) 규제 완화 등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용인에 대규모 반도체 산단 부지를 확보해놨다. 먼저 착공을 시작한 건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총 600조 원을 들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에 4개 팹을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올 2월 1기 팹 착공을 시작해 2027년 5월 1기 팹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 캠퍼스 내 유휴 부지가 있어 우선 P5(평택 5공장) 착공 후 용인 부지에 신규 팹을 올릴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서 2026년 12월 1기 팹 착공에 돌입해 2030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국가산단에 총 6기 팹을 지을 예정으로 현재까지는 360조 원 투자가 예정돼 있다.



용인 반도체 전력 40%는 확보 안돼…李 “송전비용 부담 불가피”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인 반도체 전력 40%는 확보 안돼…李 “송전비용 부담 불가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시선집중

ad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화제집중]

ad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