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에서 자동차 부품 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최근 공장장 B 씨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B 씨의 역할은 일종의 ‘가게무샤(그림자 무사)’다. 중대재해 발생 시 처벌 대상이 B 씨가 되도록 업무 분장을 했다. A 씨는 “중대재해 발생으로 대표와 임원진이 모두 구속돼 회사 경영이 장기간 중단된 사례를 봤다”며 “대표 개인에게 책임이 집중되는 구조에서는 기업 존속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27일이면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적용된 지 2년이 되지만 산업 현장은 여전히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처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된 후 지난해 3분기까지 50인 이하 기업에서 중대재해로 사망한 근로자는 614명이다. 같은 기간 전체 중대재해 사망자는 1046명으로 사망자 10명 중 6명(58.7%)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영세 사업장에서의 사고를 줄이겠다는 법 확대 적용 취지가 무색하다.
산업계에서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일터 환경이 제각각이어서 일률적인 법 적용이 불가능해 2년이나 흘렀음에도 현장의 공포감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A 씨의 사례처럼 일부 기업은 안전에 대한 투자보다 법적 리스크 회피에 초점을 맞추는 등 편법 대응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공동대표가 3인인 사례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한 산업안전 전문가는 “중처법이 예방보다는 처벌 중심으로 설계되면서 이러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실질적인 예방과 지원 중심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기사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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