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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동조합이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스태프 사망 사고와 관련해 프로그램 제작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2일 언론노조는 ‘방송사는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 개선 대책을 즉각 발표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1일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스태프가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사고를 언급하며 “평소에 지병도 없었던 30세 건강한 노동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원인으로 드라마 현장의 악명 높은 장시간 노동 문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난 7월 225일부터 29일까지 야외에서 76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드라마 제작은 많은 대기 시간과 제대로 쉴 수 있는 공간조차 마련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위험한 구조물과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안전 장치도 없이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주 최대 68시간동안 일할 수 있었던 법이 52시간으로 바뀐 것이 지난 달”이라며 “하지만 현장에서는 버젓이 노동시간을 지키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노도 시간 단축과 관련해 6개월간 단속이나 처벌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하루 빨리 유예를 철회하고 주 52시간 노동시간 준수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방송사는 외주제작사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고 폭염 등 무리한 야외 노동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며 “방송사는 방송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 개선 대책을 즉각 발표하라. 방송 제작 환경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마라. 지금 이 시간에도 폭염 속에서 드라마 제작 현장 노동자들이 절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한 매체는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스태프 A씨가 자택에서 사망했으며 일사병 등으로 인한 온열질환 사망혹은 과로로 인한 사망이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SBS 측은 “경찰의 사인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언론노동조합 성명 전문
방송사는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 개선 대책을 즉각 발표하라
지난 1일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 일곱 입니다> 제작 노동자 한 명이 자택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사망 원인이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평소에 특별한 지병도 없었던 30세의 건강한 노동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원인으로 드라마 현장의 악명 높은 장시간 노동 문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지난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 동안 야외에서 76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의 만성과로 인정 노동시간은 주 60시간이다.
드라마 제작은 늘 쫓기며 일이 진행되고, 많은 대기 시간과 제대로 몸을 기대 쉴 수 있는 공간조차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위험한 구조물과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안전 장치도 없이 일하고 있다. 살인적인 초과노동 중단, 점심시간과 휴게 시간 보장, 야간촬영 종료시 교통비와 숙박비 지급, 불공정한 도급계약 관행 타파, 근로계약서 작성 등이 방송 제작 현장 노동자들의 주된 요구다.
연장근로를 포함해서 주 최대 68시간동안 일할 수 있었던 법이 52시간으로 바뀐 것이 지난 달이다. 심지어 방송업은 특례업종에서 빠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시행시기가 1년 더 늦춰졌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버젓이 노동시간을 지키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제작 현장은 예외여야 하는가. 게다가 정부는 노동 시간 단축과 관련해 6개월간 단속이나 처벌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정상은 유예되고 예외만 지속 되고 있다. 정부는 하루 빨리 유예를 철회하고 주 52시간 노동시간 준수에 앞장 서야 한다.
방송사는 외주제작사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고, 제작현장 근로자 보호를 위해 폭염 등 무리한 야외 노동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감독해야 한다. 또한 미온적인 노동시간 단축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 자사와 외주사 모두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송사는 방송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 개선 대책을 즉각 발표하라.
마지막으로 고용노동부는 답하라. 지난 2월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함께 한 드라마TF의 요구에 따라 실시한 드라마 제작 현장 특별 근로감독 결과를 하루 빨리 발표하라.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사고가 빈번한 방송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한다. 방송 제작 환경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마라. 지금 이 시간에도 폭염 속에서 드라마 제작 현장 노동자들이 절규하고 있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