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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의 첫 번째 인공지능(AI) 스피커가 ‘갤럭시 홈’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뉴욕에 깜짝 등장했다. 아마존 ‘에코’와 구글 ‘구글홈’이 양분하는 AI 스피커 시장에서 갤럭시 홈이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 홈과 스마트폰, 갤럭시 워치 등을 기반으로 각종 가전 기기들을 연결하는 AI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18’ 행사에서 AI 스피커 ‘갤럭시 홈’을 전격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AI 스피커의 이름과 실물을 대중에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삼성의 AI 스피커는 이달 말 예정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무대에는 160개에 달하는 갤럭시 홈이 동일한 음악을 재생해 참석자들의 눈과 귀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다리가 3개 달린 검은 항아리 형태의 갤럭시 홈은 4,000여명이 자리한 센터 내부를 음악으로 꽉 채웠다.
이지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I전략그룹 상무는 “세계적 음향기기 업체인 하만의 AKG 기술력이 놀라운 사운드를 만들어냈다”며 “(갤럭시 홈을 통해) 원음에 가까운 서라운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갤럭시 홈은 6개의 내장 스피커와 우퍼를 이용해 모든 방향에서 입체적인 음질을 전달한다. 8개의 마이크도 내장돼 있어 먼 곳에서의 음성 인식도 가능하다.
또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와 제휴해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다니엘 에크(Daniel Ek) 스포티파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무대에 깜짝 등장해 “음악이 재생되는 모든 삼성전자의 기기에 스포티파이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갤럭시 홈은 삼성전자의 AI서비스 ‘빅스비 2.0’을 통해 가정 내 TV와 냉장고 등 각종 기기를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갤럭시 워치, 갤럭시 홈이 각종 가전제품을 하나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소개된 새로운 빅스비는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학습해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하도록 개선됐다. 가령 “뉴욕 시내에 좋은 레스토랑을 원한다”고 말하면 평소 이용자가 프랑스 음식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프랑스 식당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식이다.
이날 삼성전자의 출사표로 아마존 에코가 평정한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에 따르면 미국에서 아마존 에코의 점유율은 70%에 이르고 구글홈은 24%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 홈의 구체적인 성능과 가격을 밝히진 않았다. 오는 11월 미국에서 열릴 삼성개발자회의(SDC)에서 자세한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
/뉴욕=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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