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게스트 토크쇼’가 귀환한다. 과거 자니윤쇼, 서세원쇼, 주병진쇼로 명맥이 이어졌던 원 게스트 토크쇼가 유희열과 함께 부활한다.

8일 첫 방송을 앞둔 ‘대화의 희열’은 사라졌던 1인 게스트 토크쇼의 명맥을 이어갈 새로운 감각의 토크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재미를 위한 재미를 추구하는 예능 토크쇼가 아닌,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 한 자연스러운 토크쇼를 지향한다.

유희열

지난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카페에서 KBS2 새 예능프로그램 ‘대화의 희열’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MC 유희열, 최재형 CP, 신수정 PD 등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희열은 최재형, 신수정 PD와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함께한 인연으로 이번 ‘대화의 희열’을 함께 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희열은 “최 PD가 어느 날 술을 마시면서 ‘궁금한 사람을 만나 편안하게 대화하는 프로그램이 하고 싶다’고 담백하게 얘기해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작진들은 안방극장에서 사라졌던 1인 게스트 토크쇼의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신수정 PD는 “‘대화의 희열’ 기획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왜 1인 토크쇼가 사라졌을까’였다. 큰 원인이 사람들이 궁금한 것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다 나오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궁금한 사람들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TV였다. 지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대화의 희열’은 포털사이트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와는 다를 전망이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대화 속에서 공유할 수 있는 ‘진솔함’이 새로운 깨달음을 전달 할 전망.

신 PD는 “조금 다른 맥락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걸로 정했다. 맥락이 뒤죽박죽일 수 있지만, 어딘가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싶었다. 그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대화의 희열’이란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우선 제가 지은 제목이 아니다. 3번이나 고사했다. 솔직히 제작진이 잘될 확률이 없다고 생각해서 독박을 씌우려는 건가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프로그램의 제목은 김중혁 작가가 지었다고 한다. 그는 “전 ‘대화’라고 하자고 했다. 제작진이 시청률에 눈이 먼 나머지 그런 제목을 정했다.(웃음)”고 밝혔다.

신수정 PD는 유희열의 호감도와 노력 때문에 러브콜을 보냈음을 밝혔다.

신PD는 “ 사람들이 유희열이라고 하면 다 좋아하는 무조건적인 호감이 있다. 제가 가지고 싶었던 포인트였다.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편한 분위기가 있어야 하는데 내 이야기가 왜곡되지 않겠다는 신뢰가 있다.”고 장점을 언급했다. 또한 “실제로 유희열 씨라서 섭외가 성사된 게스트가 많았다. 이국종 교수님도 그래서 섭외에 응해주신 케이스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신 PD는 “유희열이라서 백페이지의 자료를 주는 것”이라며 유희열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신수정 PD

최재형 CP

그는 “‘스케치북’을 같이 해보면서 진행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녹화를 하면 그 시간 내에 모든 내용과 자료를 다 숙지해온다.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이 봐왔기에 굉장히 놀랐다. 다른 프로그램이라면 매번 100페이지나 되는 자료를 주면서 가혹하게 공부를 시키지 못할 수 있다. 모든 과정을 호기심 충만하게 받아들인다”고 유희열의 노력과 애정을 치켜세웠다.

‘대화의 희열’은 시대를 움직이는 한 명의 명사와 사석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콘셉트를 내놓았다. 게스트 한 명의 인생 이야기를 집중 조명하는 형태의 심층 토크쇼다.

그는 “한 사람과의 대화에서 느낄 수 있는 행간, 공기, 그 공간이 이 프로그램 매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이며, 만나고 싶은 게스트로는 ‘가왕’ 조용필, 피아니스트 류이치 사카모토를 꼽았다.

유희열은 “자유로운 대화를 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방송이 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대화 상대가 바뀌면 대화의 색깔도 바뀌더라. 그렇게 시작했다”고 밝혔다.본인의 대화의 기술을 묻는 질문엔, “ 대화의 기술을 굳이 찾자면, 제 언어 수준이 초등학생 및 중학생에 맞춰져 있다. 음악 용어를 쓰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단순한 단어를 쓴다고 스스로 느낀 적 있다. ”고 털어놨다.

이에 최CP는 “유희열은 말솜씨가 화려하다기 보다 잘 들어주는 MC다”고 의견을 보탰다.

‘대화의 희열’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멤버 조합이다. 지성과 감성이 조화된 베테랑 MC 유희열을 필두로, 대통령들의 말과 글을 담당했던 前 청와대 연설비서관 강원국, 디테일한 호기심으로 무장한 소설가 김중혁,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까지. 네 사람의 서로 다른 시선으로 대화를 만들어간다.

첫 회 김숙을 시작으로, 국회의원 표창원, 외과의사 이국종 교수, 래퍼 겸 프로듀서 지코,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문정인 교수, 국민 MC 송해, 천종호 판사,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이 출연을 승낙한 상태.

이미 2번의 녹화가 진행됐다. 1회는 개그우먼 김숙이다. 유희열은 “저는 그냥 네 명의 익숙한 사람들의 모임인 것 같다. 한 사람의 손님이 와서 저녁 시간에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다. 그래서 진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녹화 소감을 털어놨다. 유희열은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생각나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전통적 진행과는 좀 다른 것 같다”고 귀띔했다.



현재 유희열은 10년 가량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진행하고 있고,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시즌3까지 출연 중이다. 이에 대해 유희열은 “사실 벅차다. 워낙 저질 체력이라 최근에 헬스클럽을 열심히 다니고 있다”고 솔직한 입담을 자랑했다.

신 PD는 시청률에 기대치가 없다. 그런 것에 흔들리지 않고, 슴슴하게 가고 싶다”고 밝혔다. 유희열 역시 “저의 목표는 ‘스케치북’(시청률)을 이기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마지막으로 유희열은 “실패를 앞두고 다짐을 한다.”고 위트 있게 다짐을 전했다. 그는 “‘대화의 희열’이 보는 분들에게 의미가 생긴다면, 시즌2가 가능하다면 거기까지가 우리의 목표이지 싶다. 보고 계신 분들에게 공감과 질문을 던지는 프로그램만 된다면 역할은 다 한 것 같다. ”고 전했다.

한편 ‘대화의 희열’은 방송뿐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오디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 TV에 미처 담지 못했던 미방송분까지 더해진 오리지널 버전의 ‘대화의 희열’을 만나 볼 수 있다. ‘대화의 희열’은 9월 8일(토) 밤 10시 45분 KBS 2TV에서 첫 방송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