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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이다, 김윤진을 한국 드라마에서 만나는건. 그녀는 미국에서의 연극·드라마 활동을 잠시 접고 한국행을 택했을 만큼 ‘미스 마, 복수의 여신’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좋아하는 장르, 재미있는 대본, 망설일 필요가 전혀 없었다며 김윤진은 활짝 웃어보였다.
17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미스 마, 복수의 여신’에 출연하는 배우 김윤진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미스 마, 복수의 여신’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중 여성탐정 ‘미스 마플’의 이야기를 모아 드라마화한 작품. 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절망에 빠져있던 여자가 진범을 찾는 과정에서 주변 사건들까지 해결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그녀가 연기하는 ‘미스 마’는 아무것도 부러울 것 없는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이자 원하는 남자와 결혼해 딸을 가진 완벽한 여성이다. 그러나 아이가 갑자기 실종되고, 살해범으로 몰리면서 9년간 치료감호소에 갇혀버린 신세가 된다. 그는 한 사건을 계기로 감호소를 탈출해 이 사건을 자신의 손으로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추리가 필요한 각종 사건들과도 마주하게 된다.
김윤진은 “9년 전 자기중심적인 사람이었던 ‘미스 마’였으면 외면했겠지만, 자기도 억울한 일을 당한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나서 돕게되는 상황이 연이어 펼쳐진다”며 “자신의 사건에 접근하다 다른 사건을 접하게 되는 방식으로 흘러간다. 19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라고 해서 더 큰 욕심을 내기 보다 ‘대본의 내용을 잘 전달해야겠다’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작품을 선택한 계기는 대본이다. 김윤진은 “4회분까지 대본을 받아봤는데 단숨에 읽었고 제목도 마음에 들었다. ‘미스 마’가 들어간 제목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며 “원작인 ‘미스 마플’을 한국화시키며 개인적 이야기를 넣고,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든 점에 감탄했다. 김윤진의 TV 대표작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하게 말해 대본이 재밌고, 배우들은 스토리를 잘 전하려 노력할거다. 시청자들이 선택하느냐 안하느냐는 그분들에게 달려있다”며 “6회까지 기회를 주시면 중독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은근히 기대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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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활동하며 겪은 드라마 촬영 현장과 한국의 환경에 대한 비교도 생생했다. 그는 “하루에 20신을 찍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현장에 나갈 때마다 ‘이걸 어떻게 찍냐’ 하는데 다 하더라”며 “10년 넘게 미국 드라마를 촬영하며 하루에 많이 찍어야 9신 정도 가능했는데, 한국 스태프와 배우들 모두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드라마는 도로에서 촬영하면 경찰이 통제해주는데 여기서는 ‘차온다’ 하면 촬영감독이 카메라 들고 이동하더라”며 “매일 대한민국 파이팅이라 생각한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스태프와 배우들의 힘에 매일 현장에서 감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스 마, 복수의 여신’은 본인이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건 돈과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냐는 점이다. 김윤진은 “영화의 경우 ‘내가 영화관에 가서 만원을 내고 볼까’, 드라마는 ‘소중한 시간을 할애할 가치가 있나’ 하는 단순한 기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이 능동적인 캐릭터에 애정이 갔다. 보통 남자주인공이 일 처리를 해주는 것보다 ‘여자고 할 수 있는데 왜 그래야 하냐’고 생각해 수동적 캐릭터는 매력없다”며 “더 강해보이는 캐릭터에 끌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인공 ‘미스 마’는 긍정적인 인물이 아니다. 그렇기에 그녀의 성장 스토리는 단순하게 풀리지 않는다. 김윤진은 “반복적으로 나오는 대사가 ‘인간은 이기적이고 추악하다’는 말이다. 원작에도 나오는 대사”라며 “자신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만나고, 사건을 해결해가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은 굳이 다 그렇지 않다. 따뜻하게 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며 “자신의 딸은 아니지만 비슷한 또래 아이를 만나며 치유하는 모습도 나온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었던 사람이 억울한 상황을 겪고 나서 성장하는 모습, 이를 통해 따뜻한 정서를 느끼게 될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김윤진이 19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선택해 눈길을 모으는 SBS 주말드라마 ‘미스 마, 복수의 여신’은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후속으로 10월 6일 밤 9시 5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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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