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 서현의 복수극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는 짧은 시간 함께했던 김정현과의 시간들을 그리워하며 조금씩 미소를 되찾아갔다.
20일 오후 MBC ‘시간’의 29, 30, 31, 32회가 연속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천회장(최종환)을 향한 설지현(서현)의 마지막 복수극이 그려졌다.
이날 신민석(김준한)은 “어차피 장부는 새나갈 일 없을 겁니다. 미안해 지현아. 나 누명 벗으려면 널 이용해야 했어. 은채아까지도”라고 말하며 천회장에게 100억 원을 요구했다. 신민석은 “장부는 영원히 세상에서 없어지는 거고 설지현 회장님 눈앞에서 죽여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천회장은 신민석의 계좌로 100억 원을 입금했고 이를 확인한 후 설지현에게 총을 쐈다. 설지현은 총을 맞고 강물에 빠졌지만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고 천회장은 설지현의 생사를 의심했다. 설지현의 총상은 신민석, 은채아(황승언)와 함께 계획한 일이었고 설지현은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다. 신민석, 은채아의 도움으로 물에서 건져진 설지현은 폐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설지현은 “만약 오빠 총에 맞고 내가 죽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동영상도 사라진다면 오빤 100억 가지고 떠날 수 있는 건가? 잠깐이라도 그런 생각 한 적 없겠지”라며 신민석을 의심했다. 은채아와 신민석 역시 서로를 믿지 못했다.
설지현은 은채아에게 USB를 건네며 “동영상 공개하세요. 죗값 치러야죠. 공신력 있는 방송국에 방송될 수 있도록 은채아 씨가 힘써줘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민을 하던 은채아는 결국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았고 설지현은 인터넷을 통해 ‘천만회 회장이 사람을 죽이려하다’라는 제목으로 직접 동영상을 공개했다.
|
W그룹 측은 해당 동영상이 합성이고 조작된 것이라 주장했다. 전문가들 역시 영상에 모순이 있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천회장은 은채아를 불러 “사건의 본질은 100억을 갈취하기 위해서 세 사람이 짜고 연극을 벌인 거지. 그런 프레임을 언론을 움직이면 사람들은 결국 그렇게 생각할 거야. 설지현을 어떻게든 설득해서 밖으로 나오게 해. 가짜 동영상이라고 고백하게 만들어”라고 설득했다. 이에 은채아는 “전 수호가 어떻게 죽었는지 꼭 밝혀낼 거에요”라고 말했다.
신민석은 천수철(서현우)에게 비리 장부를 줄 테니 어머니와 함께 해외로 떠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그가 숨겨둔 비리 장부를 가져가는 찰나 설지현이 이를 발견하고 “그거 가지고 거래라도 하려고?”라고 물었다. 은채아 역시 현장에 있었다. 세 사람은 마음을 굳히고 비리 장부를 세상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설지현은 곳곳에 숨겨진 비리 장부를 찾으면 1억 원을 주겠다는 이벤트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어 인터넷 방송을 통해 자신에게 있었던 사건들을 모두 공개했다. 설지현은 자신의 앞에 나타난 천회장을 보며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 않는 사회. 힘 있는 사람이 힘없는 사람을 짓밟는 사회.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해도 힘없는 사람은 눈물 밖에 흘릴 수 없는 사회. 이런 사회가 정상입니까”라며 눈물을 보였다.
은채아 역시 “프로그램을 폐지시키고 구치소에 화재 사고를 낸 것도 설지현씨 동생을 가방으로 때리고 수영장에 돈을 뿌려 죽게 한 것도 바로 접니다. 타인의 눈물이 얼마나 아플지 무관심했습니다. 하지만 수호가 죽고 난 후 지현 씨를 아주 조금은 이해하게 됐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무력감. 나도 이렇게 아픈데 설지현씨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죄송합니다 설지현씨. 그동안 내가 했던 모든 일도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무릎을 꿇었다.
|
하지만 천회장은 죄를 인정하지 않았고 이들은 재판장에서 다시 만났다. 남부장(최덕문)은 설지현이 100억 원을 위해 자작극을 꾸몄다고 주장했고 설지현은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그때 신민석이 100억 원을 갖고 등장했고 천회장의 지시로 일을 했다고 증언했다.
결국 천회장은 징역 10년, 남부장은 징역 5년, 신민석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은채아는 설지은을 죽인 직접적 혐의는 벗었지만 증거인멸죄, 방화죄, 범인은닉죄 등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은채아는 설지은을 살해한 죄에 대해서는 혐의를 벗었지만,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 형이 내려졌다.
설지현은 복수를 끝낸 후 천수호(김정현)의 집에서 짐을 정리했다. 설지현은 과거 천수호가 자신을 구해줬던 옥상에 올라가 “이제 뭘 위해 살아야 할까. 이젠 같이 죽어줄 사람도 없네”라며 천수호를 그리워했다.
1년 후 설지현은 천수호가 운영하던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며 조금씩 밝은 삶을 되찾고 있었다. 설지현은 “나의 남편 천수호 씨. 나는 잘 지내고 있어요. 한 조각 햇살에 한 소절 노래에 문득 당신 생각이 나요. 당신과 함께 한 시간들. 세상에 영원한 건 없겠죠. 소중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은 결국 누군가를 남겨둔 채 떠나기 마련이고.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영원히 기억할게요. 당신이 내게 남기고 간 모든 시간들을. 별이 될 때까지 난 매일 희망 속에서 살 거예요. 내 생에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라고 천수호를 향한 편지를 써내려갔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