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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과 아이를 위한 동화...국립오페라단 ‘헨젤과 그레텔’ 10월 개막

  • 정다훈 기자
  • 2018-09-21 07:25:08
  • 문화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윤호근)은 10월 9일(화)부터 13일(토)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을 공연한다.

<헨젤과 그레텔>은 독일의 작곡가 훔퍼딩크가 ‘그림형제’의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동화집>에 수록된 동화를 바탕으로 오페라로 작곡했다. 바그너의 계보를 잇는 탁월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유명한 작곡가 훔퍼딩크는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독일 민요가 연상되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멜로디와 다양한 유도동기, 웅장하고 환상적인 오케스트레이션에 담아냈다. 이 작품은 1893년 12월 23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독일 바이마르 궁정극장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어른과 아이를 위한 동화...국립오페라단 ‘헨젤과 그레텔’ 10월 개막

이후 구스타프 말러 등 당대 독일은 물론 유럽 각지의 극장을 이끌었던 지휘자, 극장장들의 극찬 속에 여러 무대에 오르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오늘날에도 크리스마스 전후 인기리에 공연되는 작품이다. 국립오페라단 윤호근 예술감독은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은 아이들이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함께 바그너의 계보를 잇는 훔퍼딩크의 음악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게 하는 특별한 작품”이라며 “이번 무대를 통해 미래의 잠재적 오페라 관객인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순수하고 본질적인 예술적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선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립오페라단이 새롭게 제작하는 이번 <헨젤과 그레텔>의 지휘는 영국 지휘자 피네건 다우니 디어가 맡는다. 명장 안토니오 파파노의 수제자로 최근 세계 오페라 무대의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28세의 젊은 지휘자다. 2016년부터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뮌헨 바이에른 국립극장, 취리히 오페라 등에서 부지휘자로 경력을 쌓아왔으며 2017/18시즌 바르샤바 폴란드 국립극장에서 코른골트의 오페라 <죽음의 도시>로 정식 데뷔했다. 특히 바그너 음악에 정통하여 이번 무대에서도 바그너를 이어받은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에 대한 탁월한 해석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무대에서는 독일 레퍼토리에 정통한 연출가 크리스티안 파데와 무대/의상 디자이너 알렉산더 린틀 콤비가 디테일이 살아있는 흥미진진한 극적 전개, 이와 어우러지는 독특하고 환상적인 미장센을 선보일 예정이다. 독일 뮌헨 출생의 연출가 크리스티안 파데는 30대 후반까지 연극 연출에 집중하다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오페라 분야에 진출, 레오 팔의 오페레타 <퐁파두르 부인>으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다. 오페라를 정치사회학적으로 해석하는 데에 탁월한 그는 2004년 독일 도르트문트 극장 <피델리오> 무대에 논란의 ‘가스실’을 등장시켜 화제를 모았다. 이번 무대에서도 지난 20년간 함께 작업해온 무대/의상 디자이너 알렉산더 린틀과 호흡을 맞춰 꿈과 모험, 환상으로 가득한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을 선보이는 한편, 작품의 이면에 현대인의 과도한 욕망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적 시선을 담을 예정이다.

연출가는 극의 상황을 헨젤과 그레텔의 꿈 속으로 설정한다. 훔퍼딩크의 원작에서는 가난한 부부 페터와 게르트루트의 어린 남매 헨젤과 그레텔이 일은 안하고 놀기만 하다가, 집에 돌아온 엄마에게 야단을 맞는다. 아이들을 야단치다가 저녁으로 먹을 우유가 든 단지를 깨버려 화가 난 엄마는 저녁 대신 먹을 산딸기를 따오라며 아이들을 어둑한 숲 속으로 쫓아버린다. 그러나 극심한 빈곤을 경험해 본 적 없는 현대 관객들이 이 설정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연출가는 서곡이 연주되는 동안 헨젤과 그레텔을 대신할 연기자를 등장시킨다.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풍요롭게 살아가는 이 두 아이들이 크리스마스에 그림자놀이를 하다 잠들면, 동화속 헨젤과 그레텔이 등장해 잠든 두 아이와 자리를 바꾼다는 설정이다. 꿈 속에서 헨젤과 그레텔은 알록달록한 마카롱 과자집에 현혹되고 그 집의 주인인 마녀에게 잡혀 죽음의 위기에 처하지만, 지혜로 위기의 순간을 극복하고 마법에 걸린 아이들까지 구출한 뒤 부모를 다시 만난다. 연출가는 이 모든 과정을 아이들의 성장과정으로 해석해 보여준다.

이번 무대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사랑한 소프라노 캐슬린 김을 비롯하여 탁월한 성악가들이 한 무대에 올라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 같은 하룻밤을 선사한다. 오빠 헨젤 역은 세계적인 성악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리투아니아의 보석, 메조소프라노 유스티나 그린기테와 독특한 음색과 탁월한 연기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메조 소프라노 양계화가 맡는다. 여동생 그레텔 역은 소프라노 캐슬린 김(배역 데뷔)과 최근 국립오페라단 <유쾌한 미망인>에서 발랑시엔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친 소프라노 한은혜가 맡을 예정이다. 페터(아빠) 역은 바리톤 양준모, 이혁이 맡고 게르트루트(엄마) 역으로는 메조 소프라노 정수연과 임은경이 활약한다. <헨젤과 그레텔>의 또다른 마스코트 마녀 역은 테너 정제윤과 민현기가 맡아 익살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어린이들을 꿈의 세계로 인도하는 모래요정과 아침을 깨우는 이슬요정 역은 소프라노 윤상아가 맡는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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