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김포 맘카페에 올라온 글 하나로 30대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김포맘카페를 향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16일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2시 50분께 경기도 김포의 한 아파트 앞에서 인천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했다.

A씨 옆에는 ‘내가 다 짊어지고 갈 테니 여기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 달라.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지가 발견됐다.

앞서 A씨는 지난 11일 자신이 일하는 어린이집 원생들과 함께 견학을 갔다가 원생 1명을 밀쳤다며 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근처에 있던 한 시민은 “특정 어린이집 조끼를 입고 있는 보육교사가 축제장에서 원생을 밀쳤다. 아동 학대인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이후 A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천과 김포의 맘카페에 A씨를 가해자로 단정 짓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A씨는 자신에게 안기려던 원생을 밀치고 돗자리를 털었다”고 주장하며 “봤냐구요? 아니요. 10여명의 인천 서구 사람들에게 들었습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특히 A씨에 학대를 당한 것으로 추정됐던 아이의 친척 B씨는 맘카페에 A씨의 실명과 어린이집 이름을 공개하면서 논란은 커졌다. 한 교사에 따르면 학부모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원만하게 해결했으나 B씨가 맘카페에 글을 올리긴 전 어린이집을 찾아와 물을 끼얹는 등의 행동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극단적인 선택이 알려진 이후 동료 교사와 학부모들의 글이 연이어 인터넷에 올라왔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학대로 오인받던 보육교사가 자살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A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글이 게재됐다.

또 A씨의 동료는 맘카페에 글을 올려 “3년간 근무한 사랑하는 동료를 잃었다. 견학날 교사에 안기려 한 아이를 밀치고 돗자리를 털었다고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교사의 반과 실명, 사진이 공개됐다. 순식간이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모든 걸 자신이 짊어지고 떠났다. 홀로 계신 어머니와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를 남겨두고 떠날 결심을 했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에 해당 맘카페에서도 A씨를 추모하는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회원들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금은 반성하고 추모할 때입니다’ 등의 제목의 글을 올리며 반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진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