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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삼다수 공장 사망 사고와 관련해 정확한 원인 규명에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지난 20일 제주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삼다수 공장에서 김모(35)씨가 삼다수 페트병 제작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몸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작업 도중 작동을 멈춘 기계를 수리하러 기계 내부로 들어갔다가 기계가 작동하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사고 직후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개발공사 오경수 사장은 24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직원 모두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도민과 고객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 여러분들의 상심과 어려움을 깊이 통감하고 유가족분들께 최선의 예우와 지원을 해나가겠다. 이번 사고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여섯 가지 재발방지대책 마련 시행을 악속했다.
그는 삼다수 공장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설비교체 및 개선, 공장 운영 프로세스 개선, 생산현장 4조 3교대 체계 유지, 안전감독관 생산현장 상시 배치, 교육·훈련 프로그램 개선, 생산시설 폐쇄회로(CC)TV 설치·운영, 품질관리 강화 등을 강조했다.
한편 제주동부경찰서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 등은 지난 23일부터 1차 현장 감식을 진행하며 사고 당시 14분 간격을 두고 기계를 멈추는 비상 버튼이 두 번 눌린 이력을 확인했다.
이에 비상 버튼을 누르고 당시 발생한 기계 오류를 모두 해결하다 사고를 당했는지, 비상 버튼을 누르고 오류를 해결하자마자 또 다른 오류가 발생해 비상 버튼을 누르지 않은 채 오류를 해결하다 사고를 당했는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비상 버튼 외 작동 버튼 등 다른 버튼이 눌렸는지 확인이 어렵다는 점이다. 공장 내 페트병 기계를 만드는 일본의 A 업체는 기게 자체에서 비상 버튼을 누른 이력과 오류 발생 현황 외 작동 버튼을 누른 이력 등 다른 부분은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유족은 “A 업체 관계자가 오래된 기계라 저장 공간이 작아 기계작동 이력을 확인하는 기능이 없다고 말했다”며 “작동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가동하지 않는 기계인 만큼, 기계 결함 여부에 대해 중점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사고가 발생한 기계는 출입문이 열리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고 문이 닫혀야만 작동이 가능하지만 센서를 조작해 문이 닫힌 것과 같은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공장 내 폐쇄회로(CC)TV가 없고 사고 당시 기계작동 이력까지 확인이 어려워지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정인기자 lji363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