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추격자’,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마돈나’ 등에 출연하며 ‘고생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은 배우 서영희는 “연기를 하고 있는 순간이 감사하고 소중하고 또 행복하다.”고 말했다.
20년차 배우 서영희가 32년 전 동명의 국내 고전 걸작 공포물을 리메이크한 공포물 ‘여곡성’으로 돌아왔다. 극중 서영희는 서늘한 표정 뒤 욕망을 감춰둔 여인 신씨 부인 역을 맡았다. 그는 “‘신씨부인’의 야망, 열정을 관객분들이 잘 따라 와 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주안점을 둔 점에 대해 언급했다.
“호러 분장이나 장면보다는 ‘신씨부인’이 갖고 있는 야망, 열정을 잘 보이게 하고 싶었어요. 관객이 믿음이 가게 한다고 할까. 야망에 가득차 온 집안을 휘어잡으려는 신씨 부인의 포스를 어떻게 보일 수 있을지 걱정이 컸어요. 사실 첫 등장이 부담스럽잖아요. 관객들로 하여금 이 장면 이후로 믿고 따라오게끔 해야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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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희는 그간 출연한 작품 속 이미지에 기인해 ‘우울할 것이다’는 선입견을 깨고,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자주 보였다. 무엇보다 “현장이 재미있었다”는 말을 많이 했다. 그는 “고생했다는 표현을 쓰기보다는 ‘재미있다’는 말 그대로 현장을 즐기는 편이다”며 연기열정을 표출했다. “인간 서영희에서 배우 서영희로 오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말하는 모습이 이를 증명했다.
“힘든 현장을 즐긴다기 보다는 제가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재미있다’고 말해요. ‘배우가 고생한다’라고 말하는 게, 무언가를 하는데 집중해서 하기 때문에 남들이 고생이라고 느끼는 것 아닌가요? 현장에서 많이 고생도 하지만 제 느낌에는 되게 뿌듯하고 즐겁다고 느껴져요. 피분장을 하는 것도 촬영할 때만 느껴볼 수 있는데, 그게 즐겁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현실에는 불가능하니까요. ”
현장을 즐기는 서영희는 이번 영화를 통해 듣고 싶은 칭찬은 ‘잘했다’는 말이다. 힘든 촬영이란 느낌으로 먼저 다가가기 보다는 작품의 핵심을 잘 살려낸 캐릭터로 인정 받고 싶은 것.
“항상 저한테는 ‘잘했다’는 말보다는 ‘고생했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던데, 이번에는 ‘잘했다’는 칭찬을 먼저 듣고 싶어요. 그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2016년 득녀 이후 영화 ‘탐정:리턴즈’, SBS ‘시크릿 마더’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서영희는 “출산 후 더 많은 걸 깨닫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엄마가 되니 이렇게 일을 위한 자리란 이유로 밖에 나갈 수 있는 게 감사하더라”며 너스레를 떨더니, “감사한 마음이 예전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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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함이 커졌어요. 아이가 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이렇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현장에 나갈 수 있다는 것등에 새삼스럽게 감사하더라.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연기를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출산을 하고 나니까 지금 이렇게 일을 하는 것이 예전보다 더 행복해요. 그래서 더 감사한 마음이 더 많아졌어요. 아이가 좀 더 큰다면, 제 첫 영화인 ‘질투는 나의 힘’(2003)를 함께 볼 수 있음 좋겠어요.“
1999년 연극 ‘모스키토’로 데뷔한 서영희는 20년 가까이 연기자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20년을 배우로 살아왔지만 특별한 건 없다고 했다. 서영희는 “열심히 살아서 연말이 바쁜 배우가 되고 싶다. ”는 소소하지만 특별한 소망을 내비쳤다.
“20년이요?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흘렀나 싶어요. 20년이라고 하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을 것 같고 연기 실력도 늘었을 것 같은데 똑같아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요. 올해 잘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11월,12월 연말이 정말 바쁜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살게요.”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