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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이라고 왜 못해?”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뇌피셜’. 누군가는 모험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김종민 단독 MC라는 시도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10회 만에 유튜브 단독 조회수 천 만회를 달성, 인기 웹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뇌피셜’은 인기에 힘입어 유튜브 단독 채널을 개설하고 지난달 15일부터 시즌 2 방송을 시작했다. ‘뇌피셜’은 무논리, 무근본을 내세운 1:1 토론 배틀 웹 예능으로 외계인, 혈액형, 왁싱 등 누구나 관심있을 만한 이색적인 주제를 놓고 진지한 토론을 벌이며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특유의 어눌한 말투, ‘백치의 아이콘’으로 불린 김종민은 때로는 시청자들이 깜짝 놀랄만한 전문적인 지식을 펼치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봤어?”라는 무근본 논리로 게스트를 당황시키기도 한다.
어디 유창한 말솜씨를 가진 사람만 MC하란 법 있나. 언젠가는 김종민이 단독 MC로 나선 공중파 프로그램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김종민과 ‘뇌피셜’ 제작진을 만나봤다.
Q. ‘뇌피셜’ 시즌 2를 맞이한 소감이 어떤가
김주형 PD(이하 김PD) : 천만 뷰도 돌파하고 유튜브 콘텐츠로도 잘 된 편이라 호기롭게 단독 채널로 오픈했다. 이번 시즌에는 ‘누구세요?’라는 서브 콘텐츠 등을 제작해서 다양한 재미를 드리려고 했다.
고동완 PD(이하 고PD) : 시청자들이 포맷에 이제 익숙해지려고 하는데 또 틀을 바꾸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기존 틀에 비정기적으로 추가 콘텐츠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Q. 게스트 섭외 기준은 어떻게 되나
고 PD : 해당 게스트의 관심사를 먼저 물어보고 그 관심사에 맞춰서 토론 주제를 선정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관심 있어 하는 주제에 대해 반대되는 의견이 있는 것도 중요하다.
김 PD : 자칫 서로 주장만 얘기하다가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애매해질 수 있기 때문에 김종민의 친분을 고려하는 부분도 있다. 친분이 있으면 토론 사이에 서로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할 때가 많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주제에 대해 각자의 논리를 펼칠 수 있느냐다.
Q. 단독 진행은 많이 익숙해졌나
김종민 : 시즌 2를 시작하면서 깜짝 놀랐다. 너무 잘해서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방송 보니까 또 그게 아니더라. 방송이 쉬운 게 아닌 걸 실감한다. 한 명만 하는데도 이렇게 어려운데 여러 명과 함께 하는 MC들에 대한 존경심이 새긴다.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생긴다.
Q. 토론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김종민 : 내 생각을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이 다르면 서로 헐뜯고 그럴 때가 있어서 내 생각을 말 못 할 때가 많은데 여기서 만큼은 내 뇌피셜에 따라서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Q. 제작진은 김종민에게 단독 MC를 맡긴 이후 기대하는 반응이 나왔다고 생각하나
김 PD : 기획 단계에서 ‘김종민이 왜 못해?’라는 물음에서 시작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어느 정도 목표를 성취했다고 생각한다. 김종민은 겸손한 사람이라 소위 집단 버라이어티를 할 때 주도적으로 가지 않는다. 하지만 MC라는 환경이 주어졌을 때, 거기에 맞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의문만 갖고 접근했는데 김종민이 생각보다 더 잘 해냈다. 김종민만의 매력이 프로그램과 결합해서 잘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 PD : 섭외, 기획부터 김종민을 염두에 뒀고, 시즌 1때 예상한 대로 나왔다는 걸 느꼈다. MC 부담이 있어서 주눅들 줄 알았는데 하면서 말이 늘더라. MC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 같아서 제작진 입장에서는 뿌듯하다.
Q. 시즌 2가 끝난 뒤 김종민의 공중파 단독 MC가 가능할 것 같은가
김 PD : 김종민은 지금이라도 단독 MC가 주어지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재석처럼 능수능란한 분도 있지만 김종민도 MC로서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종민 : 할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재미는 없을 것 같다. 유튜브는 2, 30대 연령층이 찾아본다면 방송은 대중성이다. 답답한 걸 좋아하는 분들이 내 방송을 찾아보는데 방송은 답답하면 바로 채널이 돌아간다. 사람들을 이끌어야 하는데 말도 조리 있게 못 해서 주변 게스트가 안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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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제작진이 모시고 싶은 게스트가 있나
고 PD : 시즌 1부터 섭외하고 싶던 분이었는데 스케줄이 안 맞아서 무산됐었다. ‘혀 메시’라고 불리는 지상렬이다. 이번 시즌에 섭외가 돼서 기뻤다. ‘뇌피셜’이라는 주제와 가장 잘 맞는 분인 것 같다.
김 PD : 배우 유해진을 모시고 싶다. 그분이 가진 지식이 많은데 김종민과 겨뤄보면 좋지 않을까.
Q. 김종민의 이미지가 콘셉트라는 반응도 있다
김종민 : 콘셉트라 하기보다는 재미를 위해 조금 더 오버한 부분도 있다. 가끔 그럴 때마다 여과없이 질타를 받았다. 그저 주어진 대로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있다.
Q. 어느 순간 너무 똑똑해지고 논리적이 되면 어떻게 하나
김종민 :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 기본 용량이 있기 때문에 하나가 들어가면 하나가 나온다(웃음)
Q. 누리꾼 반응을 찾아보는 편인가
김종민 : 베스트 댓글 정도는 보려고 한다. 어깨에 곰이 있는 것처럼 악플을 잘 못 떨쳐 내지만 이제는 경험이 쌓이면서 그 말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한다. 이유 없이 욕을 하는 건지 정말 내가 싫어서 그러는 건지, 감정선을 파악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의 말은 기분 좋게 넘길 수 있게 됐다.
Q.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나
김종민 : 솔로 가수를 해보고 싶다. 사실 한 호흡으로 노래를 하는게 쉽지 않은데 노력을 해서 가수를 꿈꾸는 분들에게 희망을 드리는 가수가 되고 싶다. 장르는 제한을 두지 않을 생각이다. 이번에 코요태 20주년이니까 코요태 활동과 함께 개인적인 도전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Q. ‘뇌피셜’ 시즌 2 목표치가 있나
김 PD : 단독채널로 분류하면서 구독자수가 리셋이 됐다. 앞으로 계속 구독자 수가 증가한다면 단독 채널로도 가치가 있을 것 같다. 구독자가 10만이든 30만이든 돌파하면 김종민이 감사를 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종민 : 김준호 채널 구독자가 44만이다. 일단 그걸 넘으면 공약을 생각해보려 한다(웃음).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