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내용의 임원 승진인사를 19일 발표할 계획이다. 이미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퇴임을 통보받은 임원들은 자발적으로 사표를 쓰는 등 임원 인사 발표 전부터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한 계열사 사장은 “위기감이 반영된 대규모 임원 인사로 조직이 숨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임원승진은 글로벌 판매와 정비례한다. 801만대 판매로 정점을 찍었던 2015년 433명의 승진을 발표한 후 판매량 800만대가 무너진 2016년에는 임원 승진자가 368명, 지난해는 310명까지 감소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는 중국 시장 판매 부진과 미국 시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리콜 등에 대한 책임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현대차그룹의 변화된 글로벌 경영전략에도 영향을 받았다.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이 전면에 나선 올해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권역별 자율경영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본사 대신 현지 법인이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체제다. 실제 올해 자율경영이 시작된 미국은 재고조정을 통해 공장 효율이 높아지며 이익이 개선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과 인도 등 주요 지역도 자율경영체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비대한 본사 체제는 더 이상 맞지 않는 옷이라는 얘기다.
대대적인 임원 인사는 최근 사장단 인사에서도 읽을 수 있다. 올 9월 정 수석부회장이 영전한 후 ‘MK(정몽구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던 김용환 현대·기아차(000270) 기획조정담당 부회장이 현대제철 부회장, 정진행 전략기획 담당 사장이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승진해 자리를 옮겼다. 대신 공영운 홍보실장이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삼성 출신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이 사장에 이름을 올렸고 고성능 ‘N’ 브랜드를 시장에 안착시킨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이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급변하는 자동차산업에 맞춰 정의선 체제의 진용을 갖췄다. 사장단은 이번 인사로 50대가 중심이 됐다. 이에 맞춰 계열사 임원들도 대거 물갈이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산업에 익숙한 임원들을 미래차 산업으로 교체한다는 의미도 크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이제 자동차 산업은 품질 좋은 차만 만들었던 상황과 다르다”며 “공유경제와 자율주행, 전기차 등 미래 산업을 이해하고 대비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바뀌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