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얼굴들’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배우 김새벽, 박종환, 백수장을 비롯해 이강현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 윤종석은 드라마 촬영 관계상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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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현 감독이 첫 장편 극영화 ‘얼굴들’은 고등학교 행정실 직원으로 있지만 다른 일을 하고 싶은 기선(박종환), 축구부에 소속되어 있으나 재능이 없는 고등학생 진수(윤종석),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엄마와 식당을 재개업 하려는 기선의 옛 애인 혜진(김새벽), 택배 일을 하지만 곧 그만두려는 현수(백수장), 서로 간에 관계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은 인물들의 세계의 모습을 담아낸 드라마.
문제적 다큐멘터리스트로 일컬어지던 이강현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인만큼 작품의 흐름은 여타의 영화와는 다소 다르다. 각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보다는 따로 따로 존재하면서 2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 동안 극이 이어져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물론 이 점이 영화의 독특한 리듬을 만들어내 ‘얼굴들’만의 매력을 완성하기도 한다.
이날 이강현 감독은 “’얼굴들‘은 인과관계에 의한 플롯이 강하지 않은 작품이다” 며 “이야기를 인과관계로 대체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함께 반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얼굴들’ 속에선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불안하게 살아가는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 감독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허약함들, 또 허약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조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이어 “인간이란 게 허약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는데, 균열이나 파열을 주는 건 나 이외의 타인이 주는 격동들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격동들에 의해 허약한 조건들, 삶의 모습들이 얼마만큼 흔들릴 수 있을지,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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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들’은 상당한 두께의 시나리오 대본을 자랑한다. 배우들이 입을 모아 “거의 소설에 가까운 두툼한 시나리오였다”고 밝혔다.
김새벽 배우는 “시나리오를 아는 분을 통해 받았는데 지금까지 받아본 시나리오 중 가장 두꺼운 시나리오였다”고 말했다. 이어 “읽었을 때 인물묘사보다는 공간, 상황의 묘사가 많았다. 어떻게 보면 거의 소설에 가까운 시나리오였다”고 털어놨다.
다큐를 만들어온 감독의 첫 장편영화란 점은 김새벽 배우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 배우는 “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는 작품을 만났을 때 영화가 어떻게 구현이 될지 궁금했다“ 며 ”제가 맡은 혜진이란 역할이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하는데 저랑 닮은 구석이 있다고 조금 공감하는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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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환 배우는 “이강현 감독의 ‘보라 다큐멘터리를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 ’얼굴들‘ 시나리오를 보고 기존의 시나리오와 사뭇 다른 구조란 점에서, 또 감독님의 인상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면이 있어 흥미를 느꼈다”고 전했다.
백수장 배우는 처음 시나리오를 접하고 가장 난해함을 느꼈던 배우이기도하다. 그는 “영화를 보셨겠지만, 처음 대본을 받고 난해해서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안 됐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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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장 배우는 인연이 있는 박종환 배우에게 직접 시나리오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고. “ 그 때 듣기론 박종환 배우가 이 작품을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어서 ‘이 작품이 무슨 이야기야? ’ 라고 직접 물어봤다”고 말한 것.
박종환 배우와의 이야기를 통해 점점 작품에 호감을 느낀 백수장 배우는 평소에 좋아하는 촬영감독, 음악감독, 배급사인 시네마 달이 함께한다고 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 뒤 “감독님이랑 이야기를 해보니, 확신을 갖고 구체적으로 그려내실 것 같다는 궁금함이 생겨서 같이 하게 됐다”고 전했다.
‘얼굴들’은 오는 1월 24일 전국 개봉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