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범 감독은 전작 ‘아저씨’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인생을 살던 이가 누군가를 만나 변화하는 과정을 그렸다면 이번 ‘악질경찰’에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기적으로 살아왔던 자신에 대한 참회를 담았다.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영화 ‘악질경찰’(감독 이정범)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정범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선균, 전소니, 박해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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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쓰레기같은 악질경찰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강렬한 악질경찰 캐릭터는 ‘아저씨’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이정범 감독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그동안 많은 영화에서 비리경찰 혹은 현실에 타협하는 경찰이 등장했지만 ‘악질경찰’에 등장하는 조필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악질 중의 악질 조필호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누군가를 만나 변해간다.
이선균은 비리가 일상인 악질 경찰 조필호 역을 맡았다. 이선균은 조필호 역에 대해 “직업만 경찰이고 쓰레기, 양아치에 가깝다. 비리에 눈 감아주고 돈 버는 것에 눈이 먼 인물이다”면서 “제가 맡은 역할 중 가장 역대급 경찰이다”고 자신했다. 이어 “시나리오는 장르적으로 겹겹이 쌓여져가는 사건도 흥미로웠다. 또한 캐릭터적으로는 전혀 해보지 못한, 진한 캐릭터가 될 것 같은 욕심도 났다. 사회악을 만나 각성하고 성찰하는 필호의 모습이 좋았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이정범 감독은 “조필호는 감정의 낙폭이 굉장히 큰 캐릭터다. 평화로웠을 때와 지옥에 떨어졌을 때의 간극이 크다. ”고 캐릭터에 대해 말했다. 이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누군가를 만나고, 그 사람을 통해서 과오를 깨닫고 변해가는 주연배우의 심리 변화를 풍성하게 커버할 수 있는 배우로 이선균이 적역이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전했다.
사실 이정범 감독과 이선균은 17년전 이미 한 차례 작품으로 만난 적이 있다. 학교 졸업 작품으로 만난 것. 이선균은 “17년 만에 감독이 불렀다. 그렇게 영화 찍자고 만났다”고 전하며 감독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전했다. 이선균은 “한일월드컵 4강 이후 가장 좋은 기억이었다” 며 “2002년에 영화를 찍고 미니홈피에 제 인생의 첫 영화라고 스틸컷을 올렸다. 감독에게 어떤 디렉션을 받아서 편해지고 도움을 받는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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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전소니는 조필호를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게 해줄 중요한 단서를 지닌 미나 역을 연기한다. 그는 “의도치 않게 비밀의 증거를 갖게 되는 고등학생으로, 다 이유가 있고 나쁜 애는 아니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이정범 감독은 “마스크가 예쁜데 쉽지 않은, 얼음 공주 같은 느낌의 전소니 배우의 감수성과 당돌함에 끌렸다”며 배우에 대한 신뢰도를 보였다.
박해준은 거대 악의 오른팔이자 미나가 가진 단서를 둘러싸고 조필호와 대립하는 권태주 역으로 출연한다. 박해준은 “지저분한 일들을 다 맡아서 하는 인물이다”라며 역대급 악역을 자신했다. 이정범 감독은 “박해준은 조각상처럼 잘생겼는데 그 안에 야수성, 폭력성이 있다.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예민한 이선균과 만났을 때 굉장히 좋은 시너지가 나올 것 같았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선균은 “열정적으로 치열하게 촬영을 한 영화를 보시는 관객들에게, 저희의 진심과 노력이 잘 닿았으면 좋겠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아저씨 이정범 감독의 더 확장된 세계관과 강렬해서 더욱 매력있는 캐릭터의 조화가 돋보이는 영화 악질경찰’은 오는 3월 21일 개봉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