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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망>은 정신줄은 놓쳐도 사랑줄 꼬옥 쥐고 인생 첫 로망을 찾아 떠나는 45년 차 노부부의 삶의 애환이 스민 아른아른 로맨스로, 고령화 치매 사회를 담담히 직시하고 사랑이라는 따스한 솔루션을 환기하는 작품이다. 지금껏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던 부부 동반 치매를 소재로 대한민국 노년의 삶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와 새로운 화두를 던진 작품으로, 마음을 파고드는 진한 가족애와 부부애를 품어 4월 극장가에 감동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개봉 직후부터 계속되고 있는 단체 관람 소식에 이목이 쏠린다. 먼저, 4월 3일 부산진구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한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행사는 영화를 함께 관람하고 다른 가족들과 소통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참석한 치매 환자 가족은 “평소에 치매 환자인 어머니와 함께 영화를 보는 게 쉽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참여하게 되어서 기쁘고, 다른 가족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더욱더 좋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서, 지난 4월 5일, <로망>의 촬영지인 청주에 위치한 청원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환자, 치매 가족, 지역주민 20여 명과 함께 <로망>을 관람하는 ‘힐링 행복 나들이’ 행사를 열었다.
이는 치매 가족에게 재충전의 시간, 스트레스 해소 및 문화의 시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힐링 행복나들이에 참가한 치매 대상자 가족은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게 처음이고 감동적인 시간이었다”며 치매 센터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청원 보건소 조민영 소장은 “이번 ‘힐링 행복 나들이’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치매 환자 가족의 문화생활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치매 환자 가족의 휴식 시간 제공과 정서적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바로 어제 4월 11일, 보건복지부가 영화 <로망>을 단체 관람했다. 보건복지부는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치매국가책임제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직원들이 치매 환자의 고민과 아픔을 생생하게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단체관람을 추진했다.
보건복지부 양성일 인구정책실장은 “치매는 본인의 가족이 직접 겪는 것이 아니면 그 고충을 제대로 알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치매에 걸린 노부부와 그 가족이 겪는 현실적 문제,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번 영화 관람으로 우리 직원들이 치매 환자 가족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치매가 단순히 남의 일이 아닌 나와 내 가족에게 언제든지 생길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보다 더 국민 눈높이에 맞춘 치매 대응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치매 인구 70만, 사랑이라는 따스한 솔루션으로 단체 관람 릴레이를 이어가는 영화 <로망>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