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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옌타이 기술연구소는 최근 연구소 내 전자파 연구시설 설치에 착수했다. 중국 산둥반도 옌타이시 경제기술개발구에 위치한 현대차 옌타이 기술연구소는 현대차가 2억9,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난 2013년 2월 준공한 해외 최대 연구개발(R&D)센터다.
자동차 연구소의 전자파(전파) 연구시설은 대개 내외부 전자파가 차량과 운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시험하는 시설이다. 최근 자동차가 수많은 전자장비를 탑재하고 있고 커넥티드카 기술이 발전해 차량 외부와의 전파 교류가 더욱 빈번해지면서 이 분야 연구에 대한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1990년대 생긴 현대차의 국내 남양연구소도 2013년 전자파 환경 실험실을 설치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자파 연구시설을 짓기로 한 것은 최근 결정돼 현재 설계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초기 단계인데다 기술연구소의 특성상 세부 내용을 밝히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전자파 연구시설 이외에도 기술력 제고에 힘쓰는 모습이다. 지난해 중국 현지 전략 차종에 대한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성능시험센터를 추가로 짓기로 했고 올 초에는 기존 조종성 시험로를 더욱 확장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이처럼 현대차가 중국 옌타이 기술연구소의 시설을 확충하기로 한 것은 결국 기술력을 키워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논란이 벌어진 후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2016년 114만대를 생산했던 베이징현대는 2017년 78만5,000대로 생산량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 79만대로 조금 회복됐지만 올해 시장 상황도 그리 녹록하지는 않다. 중국 로컬 기업들이 약진하고 있고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통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기술력 강화를 중국에서의 경쟁력 회복의 ‘열쇠’로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에 맞는 기술과 상품성을 갖춘 자동차를 선보여야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CES 아시아 2018’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에서의 혁신적 미래 기술 개발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현대차는 중국 전략형 모델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등 친환경 차량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를 위한 기술 개발과 상품성 개선을 위해 현지 연구 시설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런 상황에서 올해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 회복을 전사적 과제로 삼고 있다. 지난해 말 정 수석부회장은 사장단 회의를 통해 올해를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에서의 판매 회복을 제1의 과제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세단 중심의 라인업에서 탈피해 올해 중국형 ‘신형 쏘나타’와 셩다(한국명 싼타페), 중국 전략형 모델 ‘라페스타’, 신형 소형 SUV ix25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며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