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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때론 형제처럼, 한 몸처럼 살아온 2인 1조 인생 실화에서 출발했다. 십여 년을 한 몸처럼 살아온 지체 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 장애인 박종렬 씨의 실화가 모티브가 됐다. 1996년 광주의 한 복지원에서 처음 만나 별명이 ‘강력 접착제’였을 정도로 매일 붙어 지낸 두 사람은 한 명은 머리가 되고 다른 한 명은 몸이 되어, 부족한 것을 서로 채워주며 친형제나 다름없이 생활했다. 2002년에는 광주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최승규 씨를 위해 박종렬 씨가 4년 동안 휠체어를 밀고 강의실을 함께 다니며 책장을 넘겨줬고, 그 도움으로 최승규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1일 개봉한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신하균)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이광수),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 휴먼코미디.
현실적인 성격의 세하는 매사에 까칠하지만 동생 동구만큼은 살뜰히 챙기는 형이다. 형제의 보금자리였던 ‘책임의 집’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끊기자 그는 동구와 헤어지지 않기 위해 봉사활동 인증서로 경제 활동을 하는 등 비상한 두뇌를 십분 발휘한다. 세하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동구와 언제 어디서나 한 몸처럼 붙어 다니며 특별한 브로 케미스트리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신하균은 목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어 오로지 말과 표정으로 감정표현을 하는 세하의 속사포 같은 대사들을 정확한 발음으로 전달한다. 신하균은 많은 신체적 제약 속에서 웃음과 눈물, 감정의 진폭을 얼굴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자타 공인 연기의 神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다.
신하균은 “약한 사람들이 서로 도우며 더불어 살아간다는 이야기가 와닿았다. ” 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영화이다”며 작품의 의미에 대해 공감했다.
배우는 실존 인물을 다룬 작품인만큼 영화를 더욱 진중하게 접근하려고 했다. 그는 “부분적으로 불편하게 느끼는 관객도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좋은 시각을 가진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장애인의 자립’에 대한 이야기 역시 하고 있다. 신하균은 “이번 영화로 장애인의 자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환기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평소에도 장애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더 깊게 생각하게 됐다. 장애인을 보면 도와 줘야 할 것 같고 그런 생각이 드는 분들이 많다. 사실 우리랑 별반 다를 게 없다. 알고 보면 우리도 조금씩 다 부족한 사람들이고, 그분들은 조금 다른 불편함을 갖고 있을 뿐이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 이미 한 차례 청각 장애인 역할을 소화한 바 있는 신하균은 “장애인 분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 격리 시키고 특별한 곳에 두면 선입견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자꾸만 숨게 만드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그렇기에 그들이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전한 신하균은 “분명 더불어서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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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미덕은 장애를 특별한 삶의 조건으로 규정하거나 동정 어린 시선에 구속시키지 않았다는 점. 작품은 우리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함께 할 때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영화 속 ‘세하’의 모티브가 된 최승규 씨 역시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비하하지 않고 적절한 관점을 지켰다” 며 진심 어린 호평을 보였다.
“관객 분들이 어떻게 영화를 보실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내보인 신하균은 “장애인과 장애인이 만나 우정을 쌓고 함께 살아가는 모습,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는 없었던 것 같다.”고 영화의 특별함에 공감을 보였다.
“ ‘나의 특별한 형제’는 웃으면서 흐뭇하게 보시다가도 감동을 받을 수 있는 따뜻한 영화다. 영화를 찍고 나니까 기분이 좋고 힐링 받는 느낌이었다. 영화를 본 뒤 본인에게 특별한 사람이 누군지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 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