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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 회복을 위해 딜러 강화, 체험숍 설치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연간 50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각오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이후 급감했던 판매량이 최근 반등할 조짐을 보이면서 판매전략도 이전보다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000270)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최근 중국 주요 도시에 새로 ‘업그레이드’된 플래그십스토어를 설치하고 기아차 체험숍을 통한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선다. 플래그십스토어는 제품 중심으로 진열된 일반 매장과 달리 제품은 물론 기아차의 브랜드도 함께 소비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중국 판매 차량 라인업도 재조정된다. 제품 간 가격 차를 도드라지게 할 목적으로 제품 라인을 간소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라인별로 4개 정도의 모델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국에서 브랜드 재건을 위한 단초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딜러 역량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미 컨설팅사인 딜로이트와 ‘딜러관리 및 육성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컨설팅 결과에 따라 이달 중 중국 내 24개 딜러에 대해 우선 시행하고 9월부터 모든 딜러사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딜러사의 도매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출이자 지원도 병행하게 된다.
소비자들의 구매 혜택도 늘린다. 36개월 무이자 할부 정책을 비롯해 KX1, 신형 스포티지, 신형 KX5, K5 등 일부 신차종에 대해서는 12개월 선수금 제로 할부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올 하반기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노후차를 폐차한 후 기아차를 구매할 때 2,000~3,000위안(한화 약 34만~51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고객관리체계도 손본다. 이를 위해 자체 고객관계관리(CRM) 플랫폼을 올해 중 개발해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아차가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판매 전략을 수정한 것은 중국 내 판매 회복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중국 자동차 시장은 금융규제와 미국발 무역분쟁 등으로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지만 기아차는 오히려 판매량이 소폭 증가하고 있다. 실제 둥펑위에다기아의 중국 옌청공장 판매량은 1·4분기 8만3,50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2,206대)보다 1.58% 늘었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정치세 인하와 지방정부의 소비진작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 하반기 자동차 시장의 회복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기아차 역시 판매 회복의 기점을 올 하반기로 점치고 있다. 한때 중국에서 60만대를 넘게 팔던 기아차는 판매량이 2017년 36만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37만1,263대로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기아차가 올 하반기 신형 K3와 소형 SUV SP2를 내세워 성과를 낸다면 연간 목표 50만대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기아차 관계자는 “하반기 예상되는 중국 정부의 조치에 부응해 수익성뿐만 아니라 규모도 가져갈 수 있게끔 하겠다”며 “중장기 추진력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