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준비하며 처음엔 ‘현실에 이런 인물이 정말 있을까’ 생각했어요. 다시 생각해보면, 어딘가엔 분명 있는 사람 이야기입니다.”

최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극본 김반디·연출 박원국, 이하 ‘조장풍’) 주인공 배우 김동욱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갑질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비현실적일 수 있는 근로감독관 조진갑 캐릭터를 통해 설득력 있게 전했다.

최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조장풍’은 전직 유도선수 출신인 체육교사 조진갑이 근로감독관이 된 이후 사회의 악덕 갑질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유쾌한 작품. 김동욱은 주인공 조진갑 역을 맡아 ‘갑’들을 통쾌하게 처단하는 정의로운 공무원을 연기했다.


비현실적인 히어로를 현실 맞춤형 히어로로 만들어 낸 것은 김동욱의 노력과 고민의 결과였다. 그는 외형적인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눈빛, 말투, 제스처까지 조진갑을 현실에 존재할 것 같은 캐릭터로 구축하며 김동욱이 아닌 조장풍은 떠올릴 수 없는 캐릭터 열연을 펼쳤다.

김동욱은 “내 주변에 1명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인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너무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괴리감이 드는 인물도 아니었으면 좋겠어서 그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고민해 캐릭터를 표현했다”고 밝혔다.

김동욱의 활약 덕분에 ‘조장풍’은 첫 방송에서 월화극 3위로 시작했지만 화제성과 시청률을 모두 잡으며 월화극 1위에 올라서, 최종화까지 최강자의 자리를 지키며 종영했다.

“조진갑은 자기 나름대로 비겁하지 않은 삶을 사는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조진갑의 매력적인 성향이 공무원이란 직업을 만나 재미있게 펼쳐진 것 같다. 현실에서 그런 히어로 같은 사람이 조금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사실 우리는 늘 도움을 받고 살고 있지 않나. 저만해도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야 작품에 임할 수 있다. (삶이란 게)다른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살 순 없다고 생각했다.”

사진=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10kg 증량으로 만들어낸 유도선수 출신의 공무원 몸매 역시 화제였다.

“체중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고백한 김동욱은 오랫동안 운동한 사람의 특징, 어디서나 당당한 모습을 연구해 조진갑 만의 특별한 걸음걸이를 만들어냈다.

“조진갑의 걸음걸이는 제가 많이 고민한 결과물이이다. 유도라는 운동이 굉장히 낯설었지만 배우고 나니 재미있더라. 유도 시합 장면을 보다가 선수들이 시합장에 들어서는 걸음걸이를 눈여겨보고 그 모습을 캐릭터에 녹여냈다. 캐릭터를 만들면서 일단 이 친구가 어딜 가거나 등장할 때부터 항상 당당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 ‘발레교습소’(2004)로 데뷔한 김동욱은 ‘커피프린스 1호점‘(2007)으로 인생 캐릭터를 알렸다. 이후 천만영화 ‘신과 함께’(2017)이후 대세 배우로 떠올랐다. 이후 OCN 드라마 ’손 더 게스트‘ 등 최근 작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그는 데뷔 15년만에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서 단독주연을 맡았다.

김동욱의 연기 철학은 ‘작품은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 그렇기에 좀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을 뿐 주연으로서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단다. 그는 ”전작들에 비해 더 책임지고 부담을 가지는 부분이 컸던 것은 사실이지만, 혼자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작품에 임한 자세를 털어놨다.

첫 원톱 주연을 맡은 그는 ”정말 만족스럽다“면서 ”무엇보다 배우들, 현장 스태프와 웃으면서 잘 끝냈다는 점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김동욱의 향후 필모그래피를 긍정적으로 기대해볼 법하지 않을까. 신중하고 솔직한 배우는 쉽사리 우쭐해지지 않았다. 그는 “지금 판단하기엔 아직 이른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물론 좋겠다. ”고 답했다.

그의 ‘배우로서 도전’은 계속 될 전망. 다만 ‘특별한 계획을 미리 세우진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흥미‘와 재미’다. ‘조장풍’ 역시 ”재미있는 대본 속에 내가 맡게 되는 등장인물이 보여줄 수 다양한 감정과 모습이 어우러지다 보니 선택하게 됐다“고 말하는 배우다.

“‘신과 함께’가 끝나고도 그랬듯, ‘조장풍’ 이후 특별히 달라진 것 없다. 새로운 작품을 만나고 싶고, 그럴 때 가장 행복하다. 저도 제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고 할까. 특별한 계획은 없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무계획은 아니고, 즉흥적으로 하진 않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난 내 의지와 계획으로 컨트롤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계획하지는 않는다. 대신 철저하게 할 수 있는 건 하려고 한다. 미리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사진=MBC, 키이스트]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