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춤 페스티벌’은 현대무용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대학별로 작품을 선보이는 ‘현대무용계의 대학 축제’로 올해 21년째 열리는 역사깊은 축제이다. 대학생들의 젊음만큼 ‘생생한 춤’으로 현대 무용의 패기와 젊은 기운이 깃든 춤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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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과 함께하는 안무자들은 이세승, 정석순, 오재원, 이나현, 김수정, 김동규, 노정식, 공명진, 손민, 김규진, 정진우, 이해준, 곽영은, 이윤경, 김영미, 안주경, 정유진, 이동하로 최근 활발히 활동하는 중견 안무가들이다.
참가 대학은 총 18개 대학으로 서울예술대학교, 한성대학교, 전북대학교, 한국체육대학교, 수원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용인대학교, 상명대학교, 동덕여자대학교, 강원대학교, 국민대학교, 한양대학교 ERICA, 충남대학교,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경희대학교, 경상대학교, 단국대학교, 세종대학교이다. 이곳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대학별로 팀을 이뤄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2014년 한국인 최초로 키부츠현대무용단에 입단해 금년 5월 대학로에서 개최된 국제현대무용제 모다페 개막작 이스라엘의 키부츠현대무용단의
충남대학교 최성옥컨텐포러리댄스시어터 곽영은 안무가의 <고개숙인 사람들 Ver.3>은 지하철, 카페 등 공공장소에 보이는 사람들이 마치 짠 것처럼 고개를 숙이는 사회의 모습을 담았다. 이렇게 기계에 의지하는 모습 속에서 실제로 인간이 기계에 지배당하고 있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고 한다.
동덕여자대학교 메이드인댄스컴퍼니와 젊은 대학생들의 고민을 담은 손민 안무가의 <#like4like #follow4follow #dance #women>은 흥미롭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들이 SNS에 비친 타인의 모습과 자기 자신과의 괴리감에 동요되고, 좋아요(#like for like)와 팔로워수(#follow for follow)에 매몰되어 우리의 모습마저 잃어가고 자신을 더 고독한 정서로 매몰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을 던진다.
전북대학교 CDP_Coll.DanceProject 무용단 오재원 안무가의 < Draw Youth >는 청춘에 겪는 격정과 기쁨, 고통과 슬픔, 도전과 성취를 격렬히 지나며 자신을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춤으로 담았다. 경상대학교 안주경댄스컴퍼니 안주경 안무가의 <젊은날의 초상>은 급변해가는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의 청춘들의 이야기로 이십 대를 살아내는 청춘들의 고민과 불안, 불투명한 미래 등을 작품 속에 진솔하게 담았다.
한양대학교(ERICA) Rising Tide Dance Theater 이해준 안무가의 < Burnout Syndrome >, 자신의 일과 삶에 보람을 느끼고 충실감에 넘쳐 열심히 일해 오던 사람이 갑자기 어떤 이유에서 그 보람을 잃고 돌연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탈진증후군’을 춤으로 표현한다.
한성대학교 Wondering Star dance theater 정석순 안무가의
단국대학교 정유진의 블루댄스씨어터의 정유진 안무가는 <말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혀를 다스리는 것은 나지만 내뱉어지는 말은 나를 다스린다’, 말보다 더 힘있는 말인 비언어적인 눈과 표정으로 말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2018년부터 PADAF <이름없는 별> 연출, 블루댄스씨어터 3인3색 <춤의 다양성을 말하다> 연출을 시작으로 안무자로서 본격 활동에 나서고 있다.
개별 주체가 군중으로 탄생하는 과정, 개인을 군중으로 선동하는 흥미롭고 무시무시하며 일상적인 과정을 춤으로 펼친 한국예술종합학교 K’arts Dance Company 김동규 안무가의
용인대학교 Yongin Dance Theater 노정식 안무가의 <다르다 다르다>는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 누구도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쉽게 비판할 자격은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을 바라 봐주면 된다’는 명제를 춤으로 표현한다. 상명대학교 SMU현대무용단 공명진 안무가의
국민대학교 두아코 댄스컴퍼니 정진우 안무가는
서울예술대학교 SIA무용단의 이세승 안무가는 미국현대무용가 도리스 험프리Doris Humphrey의 <물의 연구>에 화답하는 <불의 연구 (Fire Study)>를 선보이며 한국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안무가의 성취에 주목한다. 도리스 험프리는 20세기 최고의 독창적 무용가 마사 그라함과 어깨를 견주며 현대무용의 발전에 크게 공헌한 무용가이다. 댄서들이 안무과정에서 직접 창작 및 실연의 주체로 참여하면서 무용의 보편적 방법론을 고민한다.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SAC Dance Company 이윤경 안무가의 <자화상 2019>는 현대인의 삶에서 목표나 가치를 쫓지 말고 개성과 자신, 살아가는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라고 이야기한다. 사막 위에 피어 있는 하나하나의 돌기들을 무용수들의 기억과 삶에 대한 진취적인 춤으로 표현한다.
세종대학교 툇마루무용단 이동하 안무가의 < Guernica again >은 스페인 내전을 주제로 전쟁의 비극성을 표현한 피카소의 그림 <게르니카>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1934년의 비극이 21세기에도 보이지 않는 전쟁의 모습으로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음을 비판한다. 군무가 특히 볼만하다. 이동하 안무가는 2012년부터 안무작을 선보이며 국제현대무용제와 크리틱스초이스에 꾸준히 작품이 초청되며 한 단계, 한 단계 안무가로서 발돋움하고 있다. 춤평론가들로부터도 신뢰를 받고 있다.
경희대학교 김영미댄스프로젝트 김영미 안무가의 < Touching by Touching >은 접촉(touching)을 통한 소통과 교감, 신체적(움직임 ; moving), 정신적 움직임(감동 ; touching)을 춤으로 표현하며 함께 나누고자 한다.
한국체육대학교 김현남 Dance Lab 이나현 안무가의 <콘체르토 No.1>은 하나 혹은 두 개 이상의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협주곡을 의미하는 콘체르토의 뜻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솔로 파트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독립된 개체이지만 동시에 하나로 조화를 이루기도 하고 서로 대립되는 특성을 드러내며 각자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면을 구성원들의 독립적이면서도 하나로 연결된 군무로 구성하였다.
김혜정 생생 춤 페스티벌 예술감독은 “2019 제21회 생생 춤 페스티벌 참가 안무가들의 이번 작품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며 “젊음이 주는 생동하는 안무력으로 생생 춤을 생생하게 빛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