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시나리오를 본 공유는 바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나를 어떻게 키우셨냐’고 물었다. 자연스럽게 엄마가 생각나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공유에게 ‘82년생 김지영’은 어머니, 아버지, 누나 얼굴이 스쳐 간 영화였다.

“‘82년생 김지영’이 김지영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는 시나리오를 읽고 가족을 먼저 떠올렸다. 내 가족, 다른 시대에서 자식을 키운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가 생각났다. 가족 내에서도 개인이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


“한 여성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성별로만 구분 지을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입은 상처와 그걸 극복하고 위로하는 이야기이다. 그런 측면으로 이 작품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조남주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이 원작인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 분)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영화의 주인공 공유는 “제가 더 공감하고 위로받았다” 고 털어놨다.

공유는 ‘부산행’ ‘밀정’ 이후 3년여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했다. 원작이 젠더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라 그의 출연을 만류하는 이들도 있었다. 공유가 연기하는 남편 대현의 비중 역시 크지 않다. 이에 대해 공유는 “주변에서 우려하는 반응이 있었지만 저는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에 흥미를 느끼고, 연기하고 싶다 생각이 강하게 들면, 롤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주연 조연 단역 이런 것보다 ‘작품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공감이 안 됐다면 출연을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란 답변도 내 놓았다.

“저한테 들어온 시나리오를 읽고 ‘하고 싶어’라고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사실 많지 않다.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의 테두리 안에서 선택을 해야 하고, 매니지먼트 입장 역시 있다. 전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순리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에 마음이 끌린다. 그래서 다른 외적인 건 중요하지 않다는 주의다.”



원작과 달리 극 중 남편 대현은 스윗하고 이상적인 남편으로 그려진다. 소위 ‘좋은 남편’으로 느껴져, 왜 아내의 고통을 몰랐을까 반문을 갖게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공유는 “극중에서도 나오지만 많은 사람들이 대현 정도면 좋은 남편이라고 생각하고 대현 역시 스스로 좋은 남편이라고 생각할 거다. 대현이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더 느껴지는 게 많은 것 같다. ”는 답변을 내 놓았다. 그러면서 “대현이 이전엔 좋은 남편이 아니었다가, 와이프가 아픈 걸 알고 난후 극적으로 변하게 되는 캐릭터로 그려졌다면 더욱 부자연스럽게 다가갔을거라 생각했다”고 자평했다.

사실 ‘82년생 김지영’은 젠더 이슈로 인해 영화 제작 단계부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도 공유는 “각자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는 의견을 전했다. 어느 한 쪽의 의견만 따라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무시하거나 틀렸다고 얘기할 순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일방적인 비난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제 입장에서 영화 속 이야기를 일반화하기 어렵고 그래서 조심스럽다. 하지만 전 공감했고 인정하는 부분이 많아 작품에 출연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영화를 안 했을 수 있다. 논란이 있는 건 알고 있다. 다만 일방적인 비난, 악의적인 비난은 안타깝다. 남녀가 아니라 사람에서 시작된 이야기이다. 김지영이란 한 사람을 따라가다 보니 주변의 사람들이 보이고, 그 사람들은 어디서 많이 본 사람들인 거다. 거기서 내가 사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며 느꼈던 부분들이 보이는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공유가 말하는 진짜 용기는 ”82년생 김지영‘ 영화를 선택한 것”이 아닌,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82년생 김지영’은 누적관객수 141만1220명을 기록했다. 23일 개봉 이후 7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으며 손익분기점인 16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