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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봉석 LG전자(066570)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내년도 모바일(MC) 및 전장 부문의 흑자전환을 자신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체제 들어 강화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에도 한층 속도를 내 또 다른 도약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권 사장은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가 개최 중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CEO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열고 “전장사업과 MC 부문은 오는 2021년도에 동시 턴어라운드(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MC 사업부의 흑자전환은 지난해 CES에서 2021년께 가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여전히 그 목표에 변화가 없다”며 “현재 제품 경쟁력과 라인업 변화 및 프리미엄 시장의 판도를 바꿀 신상품 출시 일정까지 감안하면 내년에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전장사업은 매출이나 제품 구성 등의 원가율을 추정해볼 때 MC 부문과 마찬가지로 내년께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의 MC 사업은 지금까지 누적적자가 3조원에 이르는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았지만 지난해 베트남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하며 원가 경쟁력이 높아져 손실 규모가 줄고 있다. 폴더블폰 등 신규 형태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는 타 업체 대비 다소 신중하게 접근하며 수익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의 차세대 먹거리로 불리는 전장 부문의 경우 수년째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자동차용 텔레매틱스 시장점유율 또한 지난 2017년 22.1%에서 지난해 3·4분기 16.6%로 줄어드는 등 지배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전기차 시장 확대 등으로 전장 시장 전체가 커지면서 내년께는 실적 반등이 가능하다는 것이 LG전자 측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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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CES에서 각 업체들이 가장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 ‘8K TV’에 대해서는 다양한 라인업으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권 사장은 “LG전자가 이번 전시회에서 ‘OLED 퍼스트’에 집중하는 것은 8K에서도 OLED가 최고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콘텐츠 등을 감안하면 8K 시장의 급성장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8K 액정표시장치(LCD) TV 라인업을 확대해놓았다”고 밝혔다.
일반 고객용 로봇 출시 계획도 공개했다. 권 사장은 “사업 현장에서 쓰이는 로봇은 수요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성장에 한계가 있어 일상생활에서 작동하는 로봇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일상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로봇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로봇 관련 업체를 인수하거나 지분투자 방식으로 기술을 확보한 만큼 올 하반기 정도에는 출시 일정을 확정지을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권 사장은 향후 LG전자의 경영방향 기조를 묻자 성장·변화·고객·본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영 방향성을 크게 바꾸지 않고 현 기조를 대체적으로 유지하려 한다”며 “다만 지금까지 성장을 통한 변화 및 변화를 통한 성장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고객 및 본질적인 경쟁력이라는 요소를 여기에 추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았던 이른바 ‘건조기 사태’와 관련해서는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LG전자 측은 지난해 12월 “의류건조기의 결함이나 위해성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자발적 리콜을 실시해 소비자에 대한 진정성 있는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권 사장은 “어떠한 이유이든 간에 건조기로 고객들이 불편을 느끼는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며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 권고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무상수리를 결정했으며 향후 10년간 품질 개선에 보다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