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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변이상설에 휩싸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고시 백두혈통이자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고지도자 권한을 대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요미우리 신문은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에서 작년 말부터 김 제1부부장이 긴급시 최고지도자 권한을 대행하는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평양에서 작년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회가 개최됐을 때 김 위원장이 사망 등을 이유로 통치를 할 수 없게 될 경우 ‘권한을 모두 김여정에게 집중한다’는 내부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한미일 소식통은 “그 이후 김여정 명의로 당과 군에 지시문이 많이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정부는 김 위원장의 위중설에 무게를 두고 있지 않지만 언론을 중심으로 관련 뉴스가 끊임 없이 제기되면서 북한이 긴급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특히 북한이 선대인 김일성과 김정일 유고에 대비해 수년간 후계 권력 승계 작업을 진행해 온 점을 볼 때 일본 언론의 김 제1부부장 권력 세습 준비 보도는 관심을 끈다. 북한은 1994년 김일성 전 주석이 사망하기 훨씬 전인 1980년 6차 노동당 당대회에서 이미 김정일을 후계자로 공식 임명하며 일찌감치 후계 승계작업을 시작한 바 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도 2008년 쓰러진 뒤 3년 동안 김 위원장의 권력승계 준비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30대로 젊은 나이지만 김 위원장이 고도비만으로 인해 고혈압과 심장병, 혈관질환 등 각종 질병에 시달려 언제든 사망할 수 다는 의료계의 평가도 많다. 이에 따라 북한 내부 권력층이 긴급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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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북한 급변사태시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백두혈통인 김 제1부부장과 친형인 김정철이다. 이외에도 김 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숙부인 김평일이 있지만 이들은 이미 김씨 일가의 내부 권력다툼에서 패해 북한의 핵심권력에서 멀어진 인물들이다. 북한 내부의 영향력과 김 위원장과의 신뢰도를 고려할 때 김정철보다는 감 제1부부장에 무게가 쏠린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은 최근 정치국 후보위원에 복귀하며 대남 및 대미 메시지까지 발신하며 북한 내부에서 명실상부한 실세로 자리 잡고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 유고 등 북한 급변사태 시 북한은 백두혈통을 전면에 내세우며 집단지도체제로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 일단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북한은 김여정이 형식적으로 앞에 나오지만 집단 지도체제가 될 가능성 있다”며 “백두혈통을 앞세운 뒤 배후그룹이 북한을 이끄는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 그 후 내부의 알력다툼이 발생하면 김씨 일가가 권력투쟁에서 버틸 수 있을 지 없을 지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통일부는 김 제1부부장의 최고지도자 권한대행 준비 보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해 드릴 사항이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