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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데 힘입어 25일 국내 화장품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중국 경기가 회복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종목에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다만 중국의 실물 경기가 온전한 회복세에 접어들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은 전 거래일보다 각각 9.04%(1만 2500원) 오른 15만 700원에, 5.35%(1만 9000원) 오른 37만 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도 코스맥스(192820)가 5.94%, 애경산업(018250)이 3.55%, 한국화장품(123690)이 1.91% 오르며 화장품 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제닉(123330)이 8.62%, 현대바이오랜드(052260)가 4.69%, 삐아(451250)가 4.15% 상승했다.
이날 화장품 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인 건 이들 기업이 중국 매출 비중이 높아 경기 부양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전날 은행 지급준비율을 50bp(1bp=0.01%포인트)낮추고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모기지(주택 담보 대출) 금리도 모두 인하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발(發) 훈풍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주요 기업들이 중국에 편중된 매출 의존에서 탈피해 유럽과 북미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성과가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분기 14.6%에서 올 2분기 8.4%로 급감했다. 막연한 기대감과 달리 꼼꼼한 기업 별로 꼼꼼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와 LG생건 등 대형사들은 중국 내 경쟁 심화 속에서 한국 브랜드가 뒤쳐지고 있는 점, 노후화된 이미지로 중국 내 시장 점유율 하락 등이 나타나 실적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중국 내 소비가 회복된다해도 단기에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화장품주는 미국 내 소비가 얼마나 성장할지에 좌우될 것이고, 중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효과는 중장기적인 기업 체질 개선이 동반돼야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날 국내 다수 증권사들도 중국의 경기 부양 조치에 대해 유의미한 실물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의 전망을 쏟아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경제의 부진은 단순히 경기 순환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주택의 공급 과잉에서 비롯돼 구조화·장기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에서 부실 기업(부동산 개발 업체 등)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같은 부채 위기극복책과 실물 경기 부양책이 빠진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중국 경기가 디플레이션 탈출의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는 다만 “중국 정부와 금융 당국이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그간의 미온적 자세에서 변화를 보여준 점은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