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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이르면 올 8월부터 서울 지하철 1~8호선 첫차 운행 시간을 30분 앞당겨 새벽 5시부터 운행하기로 했다. 대신 지하철 막차 시간 또한 30분 앞당길 예정이라 야근이나 회식 때문에 늦게 퇴근하는 직장인 등의 불편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새벽 근로자의 교통 편의를 높이기 위해 서울 지하철 첫차를 현재보다 30분 빠른 오전 5시부터 운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조정된 운행 시간은 이르면 8월부터 적용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첫차가 오전 4시 전후로 출발했던 만큼 지금까지 이른 새벽 시간대 대중교통 이용객은 버스만 이용할 수 있었으나 지하철 첫차가 앞당겨지면 버스와 지하철 간 환승이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안전한 지하철 운행을 위해 필수적으로 유지 보수 및 정비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첫차와 함께 막차 시간 역시 30분 앞당겨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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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첫차 운행 시간 조정은 서울 시내 구간에서 운행되는 지하철에만 적용된다. 서울시는 향후 한국철도공사·공항철도 등 수도권 구간에서 출발하는 지하철 첫차도 함께 앞당길 수 있도록 해당 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경기 도민 8명 중 1명가량이 서울로 출퇴근하고 있는 만큼 서울시는 운행 시간 조정 확대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의 이번 조치에 대해 늦은 시간 지하철 이용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하철역별로 시간대가 다르기는 하지만 0시 이후에는 지금도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는 구간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예정대로 지하철 막차 시간을 30분 앞당길 경우 앞으로 0시 이후에는 대부분의 구간에서 지하철 탑승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회식이나 모임 자리 또한 지하철 막차 시간 조정으로 예전 대비 일찍 끝날 수 있어 주점 등을 운영하는 일부 자영업자들의 불만 제기가 예상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새벽 시간대 대중교통 확대에만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서울시는 올 하반기 중 3개 노선을 비롯해 새벽 자율주행 버스 노선을 총 1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서울시는 ‘새벽 동행 자율주행 버스(A160)’가 운행 6개월 만에 누적 이용객 1만 명을 돌파하는 등 새벽 자율주행 버스 정책이 어느 정도 호응을 얻고 있다 판단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심야 시간 자율주행 버스 노선 수립 계획을 여전히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라 지하철 막차 시간 변경으로 늦은 오후 지하철 이용객의 불편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내부에서는 운영 시간 변경과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단순히 운영 시간을 30분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근무 형태나 수선 유지 시간 등 업무 여건에 변동 사항이 크기 때문에 숙고하고 준비해야 할 사안이 많다”며 “근무자와 본부별 여건이 다른 만큼 이번 이슈와 관련해 의견을 수렴한 뒤 회사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