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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막론하고 흥행작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가 있다. 바로 배우 강기영. ‘김비서가 왜 그럴까’부터 ‘상류사회’까지,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들에서도 강기영의 얼굴이 기억에 남는다. 그 누구보다도 강력한 신스틸러다.
강기영은 지난 7월 종영한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이영준(박서준)의 친구이자 유명그룹 사장 박유식 역을 맡아 활약했다.
심각한 저질 체력 소유자에 이혼남이라는 설정의 박유식 캐릭터는 발랄하고 개성 있는 강기영의 연기를 통해 코믹한 매력을 제대로 드러냈다. 주인공인 박서준, 박민영의 인기가 독보적이었지만 등장할 때마다 웃음을 자아내는 강기영의 존재감 역시 컸다. 특히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가장 높은 캐릭터로 호평받으며 ‘만찢남’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기세를 몰아 스크린에도 얼굴을 비췄다. 영화 ‘너의 결혼식’에서 황우연(김영광)의 단짝 친구 옥근남 역으로 출연한 강기영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박유식과 비슷한 듯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까지 사로잡았다.
능청스러운 연기로 남자주인공과 브로맨스 호흡을 자아내는 점은 여전했지만,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연기하며 발랄함과 코믹함은 배가 됐다. 특히 옥근남이 황우연에게 ‘롤케이크’ 사건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는 강기영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재치있는 대사를 맛깔스럽게 살려낸 강기영의 리얼한 표정은 영화 끝난 후에도 기억될 만큼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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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출연한 ‘상류사회’에서 보여준 정훈 캐릭터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정훈은 국회의원 비서관이자 후배 비서관 박은지(김규선)을 좋아하는 인물로, 국회의원 장태준(박해일)과 박은지의 은밀한 관계를 가장 먼저 알게 돼 장태준과 오수연(수애) 사이의 갈등을 부추긴다.
‘상류사회’에서 강기영의 비중은 다른 작품들보다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전작들에서 보여준 활약 때문일까, 짧은 등장에서도 그의 얼굴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웃음기를 빼고 제법 진지해진 그의 연기가 어색하지 않아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강기영은 2014년 브라운관 데뷔작인 tvN ‘고교처세왕’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지만, 연극 무대를 시작으로 10년간 연기 활동을 해 온 베테랑 배우다. 오랜 시간 탄탄히 다져온 연기 경험이 쌓여 이제야 빛을 보기 시작한 것.
강기영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 종영 후 인터뷰를 통해 “일을 많이 못했던 시절의 한이 있는 것 같다”며 “수년 동안 일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이 행복하다. 좋은 작품이 들어올 때 안 하면 아쉽고 욕심이 난다”고 여전한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이어 “인지도가 높아지든 그대로이든 강기영이 안 변했으면 좋겠다. 환경이 바뀌고 더 풍족해질 수도 있겠지만, 그냥 밝고 낙천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앞으로의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작품의 수많은 조연 중 한 명으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주연 못지않게 많은 사랑을 받는 ‘명품 조연’으로 거듭났다. 코믹이면 코믹, 진지함이면 진지함. 어떤 옷을 입어도 본인만의 매력으로 소화하는 강기영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