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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③]‘협상’ 이종석 감독 “저의 2년과 당신의 2시간을 위하여”

  • 정다훈 기자
  • 2018-09-25 17:16:40
  • 영화
“‘협상’은 저의 2년과 당신의 2시간이 담긴 영화입니다.”

이종석 감독에게 ‘협상’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러닝타임 2시간 모두를 보기추천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예고편에 다 있잖아요. 영화를 볼까 말까 고민하시는 거라면, 예고편을 보세요.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 들어가셨다면, 2시간 러닝타임 전체를 즐기셨으면 해요. 저의 2년과 당신의 2시간이 담긴 영화입니다.”

[SE★인터뷰③]‘협상’ 이종석 감독 “저의 2년과 당신의 2시간을 위하여”
영화 ‘협상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그는 영화 시작 후 뒤늦게 입장하거나, 중간에 나오는 관객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번 보기로 마음 먹었으면 끝까지 영화를 지켜볼 것을 추천했다.

“영화마다 의도나 메시지가 있지만, 본인이 선택한 영화는 최소한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봐야 하는 게 아닐까요. 러닝타임 1시간 50분 동안 재미없다가 마지막 10분에 몰아쳐서 재미있을 수도 있어요. 영화 시작부터 마지막 엔딩 크레딧까지 보는 것을 바라진 않지만 늦게 들어와서 보거나, 중간에 나오는 걸 안 좋아해요. 영화를 위해 노력하신 분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

72년생인 이종석 감독은 미국 UC버클리 영화학과에서 공부한 후 한국으로 들어와 2003년부터 영화 일을 시작했다. ‘국제시장’의 조감독, ‘히말라야’ 각색 참여 등 약 10년간 조감독 일을 했다. 영화인으로 살아온지는 15년째이다. 이 감독은 “바보처럼 철이 안 들었으니까 감독이 됐겠죠. 저의 어머니는 이런 저를 포기하고, 너의 삶을 살아라거라고 하셨어요“라고 자기 소개를 했다.

첫 입봉작 개봉을 앞두고, 이종석 감독은 “조감독으로 훈수 둘 때랑 직접 모든 걸 전두지휘해야 하는 감독 자리에 앉아보니 다를 수 밖에 없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편하고 즐거우면 안 풀리고, 제 자신이 힘들고 어려우면 잘 풀렸던 것 같아요. 남들을 즐겁게 해주려면 본인이 즐거우면 안 돼요. 정말 본인은 어렵고 죽을 만큼 힘들게 해야 보는 사람이 즐겁게 봐주시는 경우가 많아요. 이번 ‘협상’ 작업을 하면서도 되게 많이 배웠어요. 죽을만큼 힘이 닿는 한 좋은 영화를 찍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협상’의 손익분기점은 300만이다. 그는 “영화 홍보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죠.”라며 전투에 나가는 군인처럼 비장한 자세를 보였다. 인터뷰 스케줄에 이어 추석기간엔 무대 인사에 나설 예정.

[SE★인터뷰③]‘협상’ 이종석 감독 “저의 2년과 당신의 2시간을 위하여”
‘협상 포스터/사진=CJ엔터테인먼트

[SE★인터뷰③]‘협상’ 이종석 감독 “저의 2년과 당신의 2시간을 위하여”
이종석 감독 /사진=CJ엔터테인먼트

[SE★인터뷰③]‘협상’ 이종석 감독 “저의 2년과 당신의 2시간을 위하여”
이종석 감독 /사진=CJ엔터테인먼트

10년 이상 조감독 일을 했지만, 처음 해보는 감독일은 예상과는 달랐다. 그의 결론은 “감독은 만들어지는 게 아닌, 태어난다”였다.

“조감독을 정말 잘 한다고 해서, 감독 일도 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제대로 느꼈습니다. 감독은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걸. 그래서 ‘감독은 감독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말해요. 감독처럼 생각해야 하니까요. 조감독은 한마디로 테크니션에 가까워요. 감독 밑에서 시키는 일을 하는 테크니션이죠. 스케줄을 짜고 배우들에게 지시 사항을 전달 하긴 하지만, 그 사람이 뭔가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어요. 감독이란 자리는 되게 많은 사람이 쳐다보는 자리죠. 배우들, 투자자들, 스태프들이..”

“방식은 다 다르겠지만, 감독이 해야 하는 모습이 있어요. 그게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서면 부담감이 커요. 어디론가 숨고 싶죠. 그런 생각이 들어요 .감독이니까 해줘야 하는 모습들이 있죠. 그걸 만족을 시켜야 하죠. 그런 게 낯선 어려움이었어요. 촬영을 한번 더 갈지 말지 상황에서, 마음 속으로 한번 더 가고 싶지만 PD는 (경비 때문에 무언의 압박처럼)날 바라보고 있어요. 한가지를 선택하기 위해선 또 다른 100가지가 걸려있는거죠. ‘ 한번 더 가시죠’ 그 말 한 마디가 힘들어요. 어느 정도 뻔뻔해져야 하고, 같이 하는 사람도 신경 써야 하고 그렇죠.”

초보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서, 여유를 부릴 타이밍도 모르겠다고 했다. “프리프로덕션도 열심히 하고, 촬영도 열심히 하고, 편집도 열심히 해야 해요. 당연하거죠. 그런데 그 때그 때마다 이 고통이 끝나지 않아요. 거의 정신없이 파묻혀서 해야 하니까. 이젠 홍보기간이라 홍보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고민 중입니다. 모든 걸 여기에 바쳐서 해야하죠. ”

이종석 감독은 인터뷰 내내 포장해서 말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타인의 진심을 알아가는 과정이 인생인 것 같다“고 말한 그의 진심이 조금씩 와 닿기 시작했다. ”저에겐 첫 도전이었고, 욕심이었습니다. 늘 타인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고 천천히 영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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