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강예슬은 꿈을 위해 달려갔다. 2017년 ’윙스’ 해체 이후, ‘아이돌마스터KR’, ‘더유닛’ 등의 서바이벌 무대에도 올랐고, 트로트 가수로 전향을 결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로트 가수 데뷔는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미스트롯’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는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아이돌 가수에서, 트로트 가수로 거듭나기까지 강예슬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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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 아니면 안 돼”..강예슬의 피, 땀 , 눈물 10년사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에서 상큼한 매력으로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강예슬. 그는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마다 “난 꿈이 딱 한가지 ‘가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자신이 오랫동안 잘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봐도 역시 ‘노래’ 였다. 강예슬은 스스로를 “진짜 하나만 보고 파왔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트로트로 전향을 마음 먹고 6개월 정도 준비를 했던 강예슬. 단순히 트로트 창법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트로트 역사를 찾아보고, 좋아하는 가수 주현미의 인생에 대해서도 서치했다. 특히 주현미의 ‘비내리는 영동교’는 강예슬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학구열이 넘치는 강예슬은 “정말 트로트 공부를 한 다음에 트로트를 부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하시는 분들의 노래를 듣는 것도 좋지만, 트로트의 시대적 배경을 알면 노래 가사가 지금이랑 다르니까, 그런 것들 때문에 공부를 같이 했었다. ”고 설명했다.
애정을 가지고 공부한 ‘트로트’ 직설적이고 적나라한 가사를 많이 사용하는 트로트를 직접 불러보니, 대책 없이 빠져들었다. 그는 “한번 듣기 시작하면 못 나와요. 농도가 너무 짙어서...”란 말로 트로트 철학을 전하기도 했다.
“트로트 가사는 굉장히 직설적이죠. 돌려 말하는 게 없어서 그냥 그대로 후벼파는 느낌이랄까.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 몸 안에 있던 ‘뽕’끼가 살아나 자기도 모르게 힘을 낼 수 있는 노래가 트로트인 것 같아요. 느린 곡들은 위로해주는 게 많은데, 농도가 굉장히 짙죠. 일반 발라드보다 농도가 짙어서 빠지면 못 나와요. 그래서 함부로 시작하면 안 되는 장르가 트로트이기도 합니다. ”
그렇게 순조롭게 일이 풀리던 찰나, 트로트 가수 데뷔 무산이란 암초에 부딪쳤다. 하지만 ’길’은 통하기 마련. ‘미스트롯’ 제의를 받았다.
■ ‘칠전팔기, 맨땅에 헤딩’...“무대에 있을 때 행복하기 때문에”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치며 새로운 꿈을 키워 온 강예슬의 근성은 이미 잘 알려져있다. 20대 중반에 다시 한번 입시를 준비해 중앙대학교 연극학과에 합격한 사실도 화제다. 입시때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속 넘버 ‘나와 춤출까요’를 불러 합격했다. 입시곡으론 잘 선택하지 않던 곡을 강예슬이 불러 합격 한 뒤엔 합격을 부르는 입시곡으로 각인되기도 했다. ‘간절함’을 ‘배움’으로 승화시켰다. 7개월간 정말 이 악물고 입시를 준비했다. 그때 나이 27살 이었다.
“윙스 활동 이후 조금 공백기가 생기면서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대학입시에 도전하게 됐다. 노래를 하는데 있어서 몸을 잘 쓸 줄 알게 되면 분명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물론 연기에 대한 관심도 있었다. 늦은 나이에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간절하니까 그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는 건 불안하기도 했다. 입시 준비를 하고 느꼈던 건 ‘정말 간절하니 되는구나’였다. 내가 이렇게 독했나 싶을 정도로 7개월이란 시간 동안 스스로에게 치열했다. 뭔가를 스스로 만들어놓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무작정 연기를 하든, 노래를 하든 저에게 어떤 메리트로 다가올 것 같아 뿌듯하다.”
오뚝이 강예슬의 한마디 한마디엔 노력과 진심이 묻어났다. “20대엔 인생이 서바이벌 같은 느낌이었다. 그 안에서 난 절대 쓰러지지 않아라고 마음을 다잡았던 것 같다. 결국엔 마지막에 당당히 서 있는 그런 그림들을 꿈 꿔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노력 정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강예슬이 가능했다. 서바이벌의 연속에 지쳐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섰다. 그렇기에 “넘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었던 게 ‘미스트롯’ 데뷔 때 많은 도움을 줬던 것 같다. ‘미스트롯’은 간절함 그 자체였다. ” 정말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 만났던 게 ‘미스트롯’이다. 제가 견디고 또 견디고 하다보니 기회를 주셨던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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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트롯’ 12색깔 크레파스 언니 동생들이 있어 행복해요”
‘미스트롯’으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 강예슬. 그는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아졌고, 제 노래를 다시 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자신이 늘 꿈 꿔온 가수의 길을 많은 이들의 응원속에서 걸어갈 수 있게 됐다. 그는 “그 전엔 너무 까마득하게 멀게만 느껴졌던 하루 하루였다면 이젠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됐다”며 설레는 눈빛을 감추지 않았다.
TV조선 ‘미스트롯’ 준결승 진출자 12인 송가인, 강예슬, 홍자, 두리, 정다경, 정미애, 김나희, 박성연, 하유비, 김소유, 숙행, 김희진은 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이다. 강예슬은 “12색깔 크레파스처럼 각자 다양한 색깔로 무대에 오르고, 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이이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언니, 동생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크레파스 언니 동생들이 모두가 바쁘게 지내서 좋다. 앨범 나오면 모두들 진심으로 응원해준다. ‘미스트롯’으로 정말 얻은 것 중 한 가지는 든든한 12명의 언니 동생들이다. 어떻게 보면 경쟁자 일 수 있는데 누구보다 먼저 응원해주고, 서로 서로 챙겨주는 사이이다. ”
“‘미스트롯’ 콘서트 때 거의 매일 회식을 했다.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맛있는 것 먹어야 한다고 하셨다. 살면서 그렇게 고기를 많이 먹어본 것도 처음이다. 콘서트 내내 좋아하는 사람들과 고기를 먹으면서 힘을 냈다.”
■ ‘퐁당퐁당’ 과즙 트로트 가수로 돌아온 강예슬
강예슬 첫 싱글 ‘퐁당퐁당’ 이 지난 17일 정오 발매 됐다. ‘퐁당퐁당’은 트로트의 소위 ‘꺾기’ 창법을 강예슬만의 매력 넘치는 창법으로 소화한 곡이다. 트로트 본연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 ‘트로트도 이렇게 상큼할 수 있다’를 보여주고 싶은 강예슬의 당찬 의지가 가득한 곡이다.
앨범 발매 날은 ‘울컥’ 한 마음이 들어서 가장 특별한 날로 기억된다. 강예슬은 “가장 기쁜 날이기도 했지만, 너무 이상한 감격스러움과 울컥한 마음이 들어서 울었다”고 고백했다.
“항상 들어가는 음원사이트가 있다. 늘 다른 가수들이 올라와 있는데, 그날은 제 사진이 올라와 있어서 이상하더라. 너무 기쁘면서 울컥했어요. ”
타이틀곡은 ‘퐁당퐁당’, 또 다른 수록곡은 ‘코꼈어’이다. 두 곡 모두 강예슬의 상큼한 매력이 가득하다. 그는 “너무 정 반대의 느낌이라 달라서 너무 좋다. 어떤 분들은 되게 성숙한 느낌이다. 제목처럼 차트에 코끼자는 말도 해주셨다.”고 설레는 마음을 내보였다. 팬덤 ‘예슬이야’를 위한 신곡이기도 하다. 삼촌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강예슬은 “늘 제 건강을 걱정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시다”고 전했다.
셋째 며느리 같은 친근함으로 대중에게 다가선 강예슬은 자신의 트로트를 ‘과즙 트로트’라고 표현했다. 일반적인 트로트의 느낌보다 상큼하고 젊은 층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탄산이 들어간 ‘톡톡’ 과즙 트로트랄까. 트로트를 안 듣던 분도 쉽게 트로트와 가까워질 수 있는 곡이 됐으면 좋겠다. 홍자 언니에게 ‘퐁당 퐁당 ’발매전에 이 곡을 들려드렸는데, 심각한 표정으로‘초등학생들에게 먹힐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다양한 연령층에게 사랑 받으면 좋겠다.”
강예슬의 목표는 휴게소 차트 진입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트로트를 편하게 들었으면 하는 소망을 담은 목표이다.
“휴게소에 제 노래가 퍼졌으면 좋겠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방향이 세미 트로트이다. 그래서 조금 다양한 연령층으로 대중화될 수 있지 않을까 바라고 있다. ‘퐁당 퐁당’ 이 노래가 많은 이들에게 히트곡이 되고 인생곡이 되면 좋겠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트로트가수 강예슬로 대중에게 확실한 인사를 드리고 싶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