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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과 관련한 한국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방위비 협상과 관련한 질문에 “그들(한국)이 우리에게 일정한 금액을 제시했지만 내가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가 하는 것의 큰 비율(a big percentage)로 지불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측이 제시한 안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외교가에서는 전년(1조389억원) 대비 13% 인상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방위비 협상과 관련한 당국자 2명을 인용해 한국 측이 전년 대비 최소 13%를 인상하겠다는 내용의 ‘최고 제시액’을 내놓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고 10일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압박수단으로 일각에서 제기된 주한미군 감축설은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협상)은 (주한미군) 감축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것은 그들 자신의 나라 방위에 대해 그들이 기여하는 의지에 관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사태 악화 등으로 정치적 위기에 처할 경우 주한미군 감축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공평하고 공정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말할 수 없지만 우리는 꽤 조만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방위비 인상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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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에서는 21대 총선 압승을 토대로 정부가 대폭 인상된 안을 미국에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방위비 협상이 장기간 표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정부는 합리적인 수준의 공평한 분담, 이러한 원칙적인 입장을 가지고 협상에 임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대폭 증액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22일 열리는 한국과 미국 국방부의 고위급 회의인 제17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도 방위비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한미 국방부는 이번 회의에서 한반도 안보 정세 평가를 공유하고, 전환 추진 현황을 점검하면서 진척 없는 방위비 문제도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우인·김정욱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