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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후반으로 갈수록 문재인 정권을 향한 홍준표 전 대표의 공세는 강해졌다. “가망 없다”부터 “저 양반은 퇴임 후에 안전하겠냐”는 발언까지 등장해 잠시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했다. 그러나 끝까지 여유로운 분위기로 끌고 가려는 유시민 이사장의 노련한 말솜씨에 결국 홍 전 대표도 감탄하며 웃음 속에 토론이 마무리됐다.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3일 오후 자신들이 운영하는 유튜브와 팟빵을 통해 공개 토론배틀 ‘홍카레오’를 공개했다.
‘홍카레오’라는 제목은 두 사람의 유튜브 계정인 ‘유시민의 알릴레오’와 ‘TV홍카콜라’를 조합한 것으로, 토론 전후 온라인상에서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2부 시작과 동시에 유 이사장은 홍 대표에서 “정치 왜 하세요”라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던졌다. 홍 전 대표는 드라마 ‘모래시계’의 모티프가 된 93년 슬롯머신 사건을 언급하며 이후 검찰에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연과 출소한 조직폭력배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정치에 뛰어든 이야기를 담담히 전했다.
홍 전 대표는 이어 민생경제 키워드를 꺼내며 문재인 정부를 압박했다. “IMF 이래로 서민경제가 최악”이라는 말에 유 이사장은 “올바른 방법으로 가고 있다. 좀 더 성과가 나오려면 힘있게 밀어붙여야 한다”며 “소득주도성장으로 서민과 중산층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높여주기 위한 정책들을 과감하게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감 경기는 다르다는 반박이 이어졌다. 홍 전 대표는 “시장통에 나가보라. 막노동하는 분들 만나보라. 경기가 꽝꽝 얼어붙었다. 홍대 앞에는 권리금이 붙던 가게가 텅텅 비었다. 강남세무서에는 폐업하려 줄을 선다”며 “그런데 더 밀어붙여야 한다는 시각은 정권의 가망이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은 거시적으로는 서민과 중산층의 가처분 소득을 높여주기 위한 확대, 미시적으로는 보육이나 고령층에 대한 핀셋 식으로 수혜자들에 집중하는 선택적 복지에 대한 집중, 시장에서 소위 갑질을 막기 위한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제 검찰 비슷한 역할을 확대했다는 것”이라며 “그것을 빼면 사실 지난 정권의 경제정책과 무슨 차이가 있나 싶다”고 답했다.
홍 전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 “유 장관이나 문재인 대통령 인식이 이렇다면 내년 선거는 우리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나라는 불행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극화 문제에 대해 유 이사장은 “소득과 부의 양극화가 너무 심하고, 부동산을 소유한 이들이 온 국민을 신종 소작인처럼 부리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럴 때일수록 평등에 신경써야 한다”는 의견에 홍 전 대표는 “이 정부 들어와서 소득 양극화가 더 심화 됐다고 본다. 평등을 추구하는, 소득 양극화 완화를 주장하는 좌파정부가 들어와서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의 “현 정부의 정책 중 분배지표를 악화시킬 정책이 있었나 찾아봐야 한다”는 의견에는 “반기업 정책 하지 않았나. 재벌기업들이 해외투자하고 국내투자를 하지 않는다. 계속 그리 해보세요. 나라 거덜 납니다”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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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은 효과를 길게 봐야 한다는 유 이사장은 “정부가 이 정책을 포기하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같은 정책을 쓴다면 정권교체의 의미가 없다”며 “적어도 경제면에서는.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해봤는데 성장률 줄고 양극화가 커졌으니 새 정책을 써야한다. 새로운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의 문재인 정부 공격은 점차 강도가 세졌다. 그가 5.18 기념식에서의 문재인 대통령 발언에 대해 “국민의 대통령이지 자기 진영의 대통령이 아니다. 일련의 야당 공격하시는 말은 정당 대표의 말이지, 나라의 어른이 할 말은 아니다”라고 비판하자 유 이사장은 “국민의 일부가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해도 껴안아야 하나. 5.18에 북한 특수부대가 와서 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까지 껴안는 것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의무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홍 전 대표가 “자유한국당을 독재의 후예라고 했다”고 말하자 유 이사장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는 독재의 후예가 아니라면 다른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재차 반박했다.
또 홍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도 재집권 못하면 안전하겠나. 박근혜 권좌에서 끌어내렸으면 저쯤 끝나지 않을까 했는데 감옥까지 보냈다, 이명박 대통령도 잡범으로 재판해 모욕을 줬다”며 “저 양반은 퇴임하면 안전하겠냐”고 말해 잠시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했다.
노동개혁 주제도 홍 전 대표의 공세를 유 이사장이 반박하는 형국으로 전개됐다. 홍 전 대표는 “강성노조와 민주노총을 제압하지 않고서는 나라를 살릴 길이 없다”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한 집단이 민주노총이다. 먹이사슬의 가장 머리에 있기에 노동개혁을 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노동력은 다른 상품과 다르다. 가격이 떨어질수록 못 먹고 사니까 공급량이 늘어난다. 경쟁에 맡기면 노임이 떨어지고, 더 많이 일하려 하고, 그래서 노임은 더 떨어지게 된다. 생존위협을 막기 위해 노동조합이 있다”며 “우리나라 100명의 노동자 중 노동조합 가입자는 10명이 되지 않는다. 노조를 가로막는 불법과 편법을 걷어내고 가입할 수 있도록 북돋아야 한다”고 다른 의견을 냈다.
한편 ‘홍카레오’는 두 사람의 유튜브 채널과 팟빵 ‘알릴레오’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