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사자’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배우 박서준, 안성기, 우도환과 김주환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 격투기 챔피언과 구마 사제라는 접점이 없는 두 캐릭터의 만남은 전에 없던 새로운 설정으로 흥미를 자극한다. 또한 배우 우도환이 악을 퍼뜨리는 검은 주교 지신 역에 분했다.
어떤 한 사람이 (영적)인 힘을 갖게 돼 그것이 운명이 되고, 이를 뛰어 넘어 사람을 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김주환 감독은 “선과 악의 구조를 먼저 생각했다”며 “한 사람이 영웅이 되는 과정, 운명에 맞서게 되고 사람을 구하는 드라마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연출 포인트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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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를 통해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고자 했다. 김 감독은 “이 유니버스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몇몇 영웅들과 적대자들의 세상을 설정하는 것이었다. 세계관에는 검은주교단 외에 악을 숭배하는 피의수녀단, 또 귀신을 부리는 승려들이 있다. 영화가 계속될 수 있다면 이 홀리유니버스 집단들에 상응하는 영웅들이 하나씩 나오게 되지 않을까 싶다. ”며 다음 시리즈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감독은 ”후속편은 이 세계관 안에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며 ” 우리 영화가 한국의 ‘콘스탄틴’으로 불리는데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도 많은 칭찬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데뷔 이래 첫 오컬트 장르에 도전한 박서준은 ”‘청년경찰’ 통해 김주환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박서준은 “‘사자’ 같은 장르를 기다렸던 것 같다. 좀 더 나이 먹기 전에 액션에 도전하고 싶었다. 또 할리우드 히어로 장르를 보면서 늘 ‘나도 저런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때 ‘사자’를 제안받아 선택하게 됐다“며 출연 이유에 대해 밝혔다.
박서준은 ‘사신’이라 불리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로 나섰다.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뒤 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마음을 닫은 지 오래다. 악몽을 꾼 이후 갑자기 생긴 원인불명 손의 상처를 계기로 ‘안신부’와 만나게 된 ‘용후’는 안신부와 함께하며 자신의 상처 난 손에 깃든 특별한 힘과 세상 곳곳에 숨은 악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다.
박서준은 탄탄한 몸으로 화려한 액션을 소화한다. 이에 김주환 감독은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 및 스태프들이 ‘사자’를 본 후 박서준을 향해 ‘한국의 라이언 고슬링’이라고 하더라. 정말 멋진 배우로 기억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상처가 깃든 손에 특별한 힘을 가진 ‘용후’의 손에 대한 시각적 구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 결과 한국영화 최초로 LED 라이팅을 배우의 손에 부착해 촬영한 뒤 후반 작업에서 CG로 효과를 더하는 방식을 취했으며, 촬영 단계부터 LED 라이팅의 밝기와 크기, 컬러 하나까지 세세하게 컨트롤해가는 과정을 통해 보다 사실적인 움직임과 속도감의 액션을 그려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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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준은 ”CG를 상상하면서 연기하기가 어려웠다. 감독님이 말하시겠지만 불을 만들 수는 있지만 불에 반사되는 빛은 만들기 어렵다고 하더라. 손에 LED가 나오는 조명을 달고 연기를 했다. 그래도 손에 뭐가 있으니까 덜 어려웠던 것 같다. 예측할 수 없었던 건 불의 높이나 길이였는데, 매 컷을 찍으면서 모니터링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최선의 조절을 하려고 했다“고 촬영 에피소드를 전했다.
악을 퍼뜨리는 검은 주교 지신으로 나선 우도환은 ‘사자’가 첫 스크린 주연작이다. 그는 “인간은 가장 약한 순간 악에게 점령당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신이라는 캐릭터 역시 정말 힘들었을 때 선이 아닌 악이 와서 속삭였고, 지신은 결국 악을 숭배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도환은 ”보이지 않는 불 주먹과 싸워야 한다는 점, 그 정도를 정해야 했기 때문에 그런 점이 어려웠다. 또 뱀의 표피, 비닐 같은 파충류 같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 7시간 특수분장을 했다는데 쉽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올해로 데뷔 62주년을 맞이한 베테랑 배우 안성기는 “실제로 카톨릭 신자라 몸에 많이 익혀있었다. 오히려 쉽게 접근을 할 수 있었다. 감독의 유머가 좋았다. 긴장감이 있는 영화지만 재미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베테랑 배우의 새로운 출발이 될 영화다. 안성기는 “최근 길거리에서 대중과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을 촬영했는데 한 학생이 나를 물었을 때 ‘김상중 씨 아닌가요?’라고 하더라. 그 이야기에 충격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연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사자’가 그 출발점이 될 것 같다”고 고백해 취재진을 웃게 만들었다.
박서준 역시 “새로운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4,5개월 촬영기간을 가졌는데 절대 고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발전하고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보면 볼수록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고 관심을 당부했다.
‘사자’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사진=양문숙 기자]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